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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은행들이 올해 들어서만 2만 명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후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급감하는 가운데 대출 부실 우려도 커져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 5대 은행들이 감원을 지속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약 5%의 인력을 감축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5만 명을 정리했음에도 “인력 감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고 마이크 산토마시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감원을 피할 방법은 없다”며 “내년에도 추가적인 퇴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대량 해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실적이 저조한 직원을 해고하는 연례 성과 평가를 재도입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저성과를 낸 2%의 직원을 내보낼 계획이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성장 둔화 장기화로 올해 인력의 약 2%를 정리했으며 씨티은행은 7000명을 감원했다.
대형 은행들의 인력 감축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유지 및 자본금 확보의 목적으로 읽힌다. 투자 자문 기업 재니몽고메리스콧의 크리스 매리낵 리서치디렉터는 “경기 상황이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은행들은 가능한 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많은 대출 건들이 부실화함에 따라 충당금을 위한 자금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대출 부실 우려에 소비자 금융 비중을 줄이기 위해 자산관리사업부와 핀테크 대출 업체인 그린스카이 등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마이클 바 연준 감독 담당 부의장은 대형 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등의 충격을 극복하고 대출을 계속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를 추가로 개발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 부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 등의 파산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은행들의 대비 상황을 연준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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