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유독 한국인에게 잘 생기는 암으로 꼽힌다.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위암은 줄곧 국내 1위의 암 발생률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위내시경 검사 건수가 줄어든 2020년에만 4위(2만 6662명)로 떨어졌을 정도다.
위암 발생 위험 요인 가운데 ‘신체 활동 부족’ 주요 원인으로 꼽혀
20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 연구진은 암 검진 수검행태조사(2019)에 참여한 40~74세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조사를 시행한 결과, 위암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암 검진을 소홀히 한다는 점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6가지 위험요인인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 항목에 많이 해당할수록 정기적으로 위암 검진을 받지 않아 위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위암을 일으키는 6가지 위험 요인 가운데 ‘신체 활동이 부족’이 남녀 모두에게서 위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체활동 부족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주당 최소 75분 동안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로 정의됐는데, 전체의 61.5%가 이에 해당했다.
그다음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남성이 흡연(52.2%), 여성이 짠 음식 섭취(28.5%)였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는 여러 개의 위암 위험 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2가지 이상을 가진 남성이 58.5%, 여성이 36.8%에 달했다. 3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도 남성이 26.3%, 여성이 8.7%로 상당수였다.
남성이 가진 가장 흔한 위험 요인 조합은 ‘흡연+신체활동 부족'(13.6%), ‘흡연+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6.5%)였다.
반면 여성은 ‘신체활동 부족+염분 과다 섭취'(12.1%), ‘신체활동 부족+비만'(8.1%)을 보였다.
위험요인 많을수록 검진 소홀…2년마다 위내시경 시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 81% ↓
문제는 이런 위암 위험 요인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내시경 등 위암 검진을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위암 위험 요인이 3개 이상인 남성이 위암 위험 요인이 하나도 없는 남성과 비교해 위암 검진을 받을 확률이 65%나 낮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은 같은 조건에서 68%까지 낮아졌다.
최 교수는 “위암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도 잘 개선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연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의 11%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한국에서는 19.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년마다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진을 받을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을 81%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나쁜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암 위험과 관련해서도 종종 자신을 잘 돌보지 않거나 암 검진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위암 발병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율을 높이려면 개개인이 위암 유발 생활 습관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선별 검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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