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유럽에서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서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연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9일(현지 시간) 슬로베니아가 헝가리·크로아티아와 맞대고 있는 국경에서 검문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국경 검문은 21일부터 시작되며 최소 10일간 지속된다. 슬로베니아는 가입국 간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가입국이지만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 테러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솅겐조약은 공공 정책이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7개 솅겐조약 가입국 중 최근 비슷한 조치를 취했거나 검토 중인 국가는 슬로베니아만이 아니다. 앞서 이탈리아는 전날 슬로베니아와의 국경 검문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사태 이후 유럽 국경의 위험이 커지며 솅겐조약을 중단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내년 5월까지 국경 검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덴마크·스웨덴·헝가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전부터 국경 통제를 강화해왔다. 유럽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 이후 테러가 잇따르면서 불법 이민 단속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16일 스웨덴인 2명을 살해한 튀니지 출신 난민은 12년 전 이탈리아에 입국한 뒤 유럽 각국에서 불법 거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1년 벨기에 당국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후에도 별다른 감시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13일 체첸 출신의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남성에 의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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