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광춘 기자] 국내 증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역대급 반대매매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섰던 개미들은 깊은 한숨을 내뱉고 있다.
문제는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추가로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악순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미수거래를 하고 3거래일까지 갚지 못한 돈) 가운데, 반대매매 금액은 5257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18일에도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768억원으로 이틀만에 총 80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미수거래는 증권사로부터 보유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거래 기법이다. 주가가 오를 경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커진다.
미수금은 투자자가 미수거래 대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이다.
빌린 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단타 투자자들이 미수거래를 이용해 수익을 높이는 경우가 흔하다.
문제는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반대매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이차전지와 초전도체, AI(인공지능) 등 테마주가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들이 예년보다 많았다.
일평균 미수거래 반대매매 금액은 올해 1분기 163억원에서 2분기 379억원, 3분기 532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달 들어 1265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반대매매 규모가 커질수록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사가 대규모 강제처분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추가로 떨어진 주가로 인해 또 다시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상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미수금이 증가하면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신용상환 비중이 높아지면 매수 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광춘 기자 p2kch@infostock.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