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한국관광공사(공사) 부사장이 공사 직원들 앞에서 자신 스스로를 ‘낙하산’이라고 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부사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거론하며 인맥을 과시하는 듯한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 부사장은 공사 부사장을 맡기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맡은 바 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이 부사장이 지난 4월24일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칭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이 부사장은 차장급 직원들이 모인 강당 무대에 올라 “제가 낙하산이잖아요. 낙하산. 그분도 저처럼 낙하산으로 오신 분이니까 빨리 짐을 싸실 생각을 하고 계셨을 거고”, “원희룡 선배, 원희룡 장관 만나서 제가 요청을 했고”, “오세훈 시장하고도 안 지가 15년 이상 되고 해서”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이 부사장이 ‘낙하산’ 발언으로 “스스로 부정 채용을 고백했다”고 비판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부사장이 직원 앞에서 내가 낙하산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관광공사 직원들이 느꼈을 자괴감, 모멸감, 자책감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임 의원은 “이 부사장이 윤석열 대통령 캠프 인수위 출신이라는 사실을 어차피 직원들 대부분은 안다”며 “부사장의 낙하산 한마디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을 가식과 위선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장실 공사 사장에게 “이재환 부사장 채용 과정에 특정 정당이나 대통령실, 문체부 등 어떠한 인사나 기관에서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미친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김 사장은 “없다. 정해진 절차대로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사장은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했다고 하는데, 정작 사장이 채용하고 임명한 부사장은 공사 직원들 앞에서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양심선언을 했다”며 “사장과 부사장 중 한명은 거짓말을 하고있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임 의원이 “(영상에서)오세훈 서울시장과 15년 지기, 원희룡 장관에게 선배라고 부르는 사이라고 말하는데, 맞죠?”라고 묻자, “전체적인 진위가 조금 사실과 다르나, 영상에서 나온 것은 제가 한 말이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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