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민주당 의원 “김승희 의전비서관 딸, 후배에 9주 상해 입혀”
김승희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이 20일 초등학생 자녀의 학교폭력 가해 의혹에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자녀의 학폭 의혹이 제기된 의전비서관은 부모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고 즉각 수리됐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 딸의 폭행 사건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딸인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2학년 후배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리코더 주먹 등으로 머리와 얼굴 눈 팔등을 때려 전치 9주 상해를 입혔다”며 “김 비서관은 이번 학폭 사건의 가해자로서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익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방과후 수업을 마친 김 비서관의 딸은 ‘언니가 선물 줄게’라고 말한 뒤, 후배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다른 사람이 없는지 일일이 칸을 확인했다. 후배를 화장실 칸에 앉게 한 김 비서관의 딸은 두 손을 허리 뒤로 하라고 한 뒤 눈을 감으라고 시키고, 리코더와 주먹으로 10차례 머리와 얼굴을 폭행했다.
김 의원은 “다행히 사건 직후 학교장의 긴급 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가 이뤄졌다. 문제는 학교폭력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개최됐다는 것”이라며 “피해 학생과 부모는 심의에 참석해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피해 학생 어머니는 선처할 마음이 없다며 강제 전학을 요구했지만.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제 전학 대신 학급 교체 처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부인 카톡 프로필을 보면 남편과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놨다. 카톡을 주고받는 학부모들과 선생님까지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라며 “카톡 프로필에 이 사진을 올린 시점을 보면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 7월 19일에 프로필 메인 사진이 교체됐는데 이날은 학교장이 긴급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를 내린 날”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6점 이상부터 강제 전학 처분인데 15점이 나온 학폭위 심의 결과를 보면, 점수 조정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다분히 가해 학생의 입장을 배려한 조치의 배후에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자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아빠 찬스, 학폭 무마 정권’이냐”며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의 권력형 학폭 무마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에게 한 점 숨김없이 보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학교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비서관의 사의를 즉각 수용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국민의힘도 항상 국민의 상식,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적 기준을 체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당 운영과 당직 인선은 물론 공천 과정에서도 학교폭력과 같이 사회적 비난이 높은 범죄에 대해서는 특히 엄격할 것이며, 도덕성을 제1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 4월 14일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후임으로 임명된 지 약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관련 의혹에 김 비서관을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배제 조치하고, 공직기강비서관실 차원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직 공무원은 감찰 기간 중 사표 제출 시 면직이 불가능하지만, 김 비서관은 별정직 공무원이어서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아들의 학교폭력 전력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직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 건과는 다른 성격의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의혹 제기 당일에 순방단 배제와 조사 착수, 사의 표명과 수리 등이 신속히 이뤄진 것은 대통령실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더욱 엄중하게 대응하려는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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