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및 성남FC 후원금 뇌물 혐의’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사흘 만에 출석한 재판에서 “대장동 민간업자와 유착됐다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 돈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혐의를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 의혹 사건 3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민간업자들에 대해 “제가 너무 혐오했기 때문에 이들이 성남시에 발을 못 붙이게 하려고 했다”며 “그들에 대한 감정적인 또는 가치관에 따른 갈등 관계가 바뀔 계기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6월 성남시장 재선을 위한 지방선거에서 도움을 받고자 유착했다는 검찰의 범행 배경 판단에 대해서도 “이상한 회사를 만들어서 지분을 사고팔고 하는 그런 작전을 한다고 해 원천 봉쇄하려고 (2014년) 5월31일 사업 구역을 지정해 그들의 꿈이 다 무너졌다”며 “(유착했다면) 선거를 앞두고 그랬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자금 마련을 위한 유착이라는 지적에는 “2022년 선거가 가장 근접한 대선이었는데 그럴 때 돈을 써야 한다”며 “결국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 노후 자금으로 주기로 했다고 말을 바꾼 것인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3자뇌물수수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미르재단을 언급하면서 “미르재단은 운영의 성패가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귀속되지만, 성남FC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정치적 치적을 위해 창단한 성남FC가 부도날 위기에 처하자 범행했다는 검찰의 지적에도 “재정 문제가 상당히 해결됐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며 “재정이 문제가 된 것은 지방선거 이후로, 검찰이 왜 자꾸 여기(선거)에 연결을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선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위치가 직제에는 없는 불법적 역할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원래 선출직 단체장에게는 별정직 티오(TO)가 있으며 어떤 역할을 맡길지는 단체장에게 주어진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소내용에는 정진상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모의·공모했는지가 전혀 없다”며 “그냥 가까운 상사니까 책임을 져야 한다는, 헌법상 연좌제 위반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이든 성남FC든 백현동이든 저는 성남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 때문에 재판까지 받고 있다”며 “이익이고 뭐고 따질 것 없이 그냥 민간개발을 허가해 줬다면 문제가 됐겠냐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한탄했다.
또 “성남시장에겐 개발이익을 환수할 의무가 없는데 1조원을 마련하기로 약속하고 공사를 만들었으니 의무라는 게 검찰의 말”이라며 “행정기관장이 가지는 재량권, 또는 권한이 그 기관장의 말, 약속, 또는 행위 때문에 의무로 전환된다는 점에 도저히 공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30분 넘게 발언을 이어가자 재판부는 “정리를 해달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2차 공판기일에서도 30분 이상 검찰의 공소사실이 ‘궤변’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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