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esquirekorea.co.kr/article/81070
오스트리아 출신의 예술가 안드레 헬러가 창조한 아방가르드 카니발, 20세기 거장들의 작품과 놀이공원을 결합한 아트 테마 파크 ‘루나 루나’가 래퍼 드레이크와 1억 달러가 넘는 자본을 등에 업고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무려 36년 만이다.
안드레 헬러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은 ‘루나 루나(Luna Luna)’를 준비하며, 대중이 예술과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상관없이 환상과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놀이기구와 여기에 어우러진 작품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예술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루나 루나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1987년 함부르크에서의 화려한 데뷔 후, ‘루나 루나’는 소유권 등의 문제로 여러 소송에 휘말리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세계 최초의 아트 테마 파크를 꾸리고 있던 예술 작품들은 모두 철거되어 미국 텍사스의 창고에 갇히고 말았다.
2022년 초, 헬러는 텍사스를 방문해 문제의 창고를 찾았다. 그곳에는 20세기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와 소니아 들로네, 장 미셸 바스키아와 데이비드 호크니, 그리고 로이 릭턴슈타인 등이 직접 디자인한 놀이기구가 먼지 쌓인 채 보관되고 있었다.
긴 세월 갇힌 채 영원히 묻히는가 싶었던 루나 루나가 36년 만에 부활한다. 애초 루나 루나가 ‘순회’가 가능한 놀이공원으로 기획되었다는 것과, 당시 제작된 기구들이 여전히 먼지 쌓인 채 보관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몇몇 이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래퍼 드레이크와 그의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드림크루’가 그 주인공이다. 드레이크와 드림크루는 잠들어 있던 놀이기구들이 세상을 순회할 수 있게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해 1억 달러(한화 약 135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루나 루나의 존재를 접한 드레이크는 깜짝 놀랐다며, “이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하고 특별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1억 달러 자본의 힘으로 심폐 소생에 성공하면, 루나 루나는 우선 미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그사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일부 오리지널 작품의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2024년에는 유럽에 상륙해 복원된 오리지널 작품과 새로 만들어진 다른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이 환상적인 여정에는 미국 음반사인 ‘라이브 네이션’과 영국 현대미술 전문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도 함께한다.
루나 루나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환상적인 여정은 다큐멘터리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루나 루나의 새로운 총괄 감독이 된 안토니 곤살레스는 드레이크가 자신이 맡은 일을 최고 수준으로 해냈다고 밝혔다. 웹페이지를 통해 추후 공개될 루나 루나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lunaluna.com).
사진 속 책 〈루나 루나〉는 원래 1987년 놀이공원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출간된 바 있다. 루나 루나의 부활에 힘입어, 파이돈 출판사는 이 책을 복원해 재출간하기로 결정했다. 책값은 4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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