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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최고경영자(CEO)’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취임 13년 만에 국정감사 증인대에 올라 뭇매를 맞았다.
이화전기 거래정지 사태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금리 문제와 임원진의 성과급 잔치, 내부통제 미비까지 메리츠증권의 문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최 부회장은 언론 노출을 꺼려 온 운둔의 CEO로 불렸으나 이번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실경영을 방관한 CEO의 오명을 벗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17일 정무위 국회의원들이 지적한 메리츠증권의 부실경영 의혹은 이화전기 매도 타이밍과 사모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BW에 투자했다.
이후 지난 5월 김영준 회장 구속으로 이화전기를 비롯한 계열 주식이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보유 중이던 지분 32.22% 전량을 매도해 약 9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를 두고 메리츠증권이 내부정보를 미리 알고 이 같은 매도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또 메리츠증권이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금리를 두 자릿수로 대폭 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최 부회장의 성과급이 29억원을 받은 가운데 과한 인센티브를 취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메리츠증권에서 발생한 내부통제 문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5년간 메리츠증권은 102건의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했으나 형사고발은 1건에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증권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메리츠증권이 거래정지 직전 주식 매도가 이뤄진 건 강한 조사의 단서”라며 “정상적인 직업 윤리나 통제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작동을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은 “이화전기, 내부통제 사태가 초래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사 과정에서 해당 의혹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4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에 통합돼 시총 12조원으로 올라섰다. 통합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최 부회장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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