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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쓴소리… SK 주요계열사 실적·주가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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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CEO들에게 기민한 대응을 당부했다. 사진은 세미나에 참석한 최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룹이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영향으로 관측된다. SK그룹 주요 회사들은 올 들어 실적이 악화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프랑스에서 개최된 ‘2023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 위험성을 언급하며 CEO들에게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미·중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 환경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최근의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투자 결정 시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등의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들은 최 회장이 CEO들에게 경영 성과 재고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강한 어조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지주사부터 사업회사까지… 실적·주가 휘청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최 회장의 발언은 SK그룹 주요 회사들의 부진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주요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하고 최근 주가도 연초 대비 하락한 경우가 많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올 상반기 매출 64조6258억원, 영업이익 1조82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견줬을 때 매출은 3.2%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72.1% 급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SK㈜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69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3분기보다 27.9% 감소할 전망이다.

실적 우려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SK㈜ 주가(종가 기준)는 연초(1월2일) 18만5000원에서 지난 20일 14만52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률은 21.5%에 달한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2021년 회사 유튜브 채널에서 공언한 ‘2025년 주가 200만원’ 목표와도 거리가 멀다.

사업회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정유사업 등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매출 37조8701억원, 영업이익 268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오르고 영업이익은 93.3% 떨어졌다. 올 3분기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20일 14만1000원을 기록, 연초(1월2일) 15만2512원보다 7.5% 낮다.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13만9600원)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덕분에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있다.

최 회장이 밀어주는 B·B·C… 성과는 ‘글쎄’


지난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사무소에서 SK하이닉스 임직원 및 관계자를 격려하는 최 회장(오른쪽). /사진=SK그룹 제공

최 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사업에서도 성과가 확실하지 않다. 최 회장이 강조해 온 B·B·C(배터리·바이오·칩) 중 칩(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SK하이닉스는 절반의 성과를 얻는 데 그쳤다. 주가는 올랐으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2조3940억원, 6조28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52.3% 하락하고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 탓이다. 올 3분기에도 1조6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주가는 상승했다. 지난 1월2일 종가 7만5700원에서 이달 20일 종가 12만6200원으로 66.7% 올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 SK온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4771억원의 적자를 봤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생산세액공제(AMPC)가 실적에 반영됐음에도 흑자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조지아 1·2공장 등 신공장 초기 가동 비용 영향이다. SK온은 내년은 돼야 분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바이오 사업 핵심이자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416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백신 개발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645억원의 영업손실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올 3분기에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142억원와 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 예측이다.

두 회사의 종가를 살펴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1월2일 7만1400원에서 이달 20일 7만5500원으로 5.7% 올랐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같은 기간 20.5%(7만3500원→ 5만8400원) 내렸다.

SK그룹 회사에 투자한 일부 주주들은 주가 악화에 불만을 토로한다.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한 A씨는 “자사주 소각 등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자 B씨는 “주가가 공모가(6만5000원) 밑으로 내려갔는데 회사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CP-2022-001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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