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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요양보호사 자격시험도 준비 중이었는데…”
남편 A씨(76)는 지극정성으로 아내 B씨(74)를 돌봤다. 그러나 어느 날이었다. 술에 취한 A씨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아내를 폭행했다. A씨는 정신을 차린 뒤 후회했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였다. B씨는 숨을 거뒀다.
A씨와 B씨는 1974년 9월17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금실 좋기로 소문난 부부였다. 2019년 5월21일 치매라는 악몽이 찾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B씨의 상태는 나날이 나빠졌다. 죽은 올케의 이름을 부르는 등 사리분별을 하지 못했다. A씨는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2021년 4월 그는 술을 마시고 취했다.
그 상태에서, 아내에게 치매약을 먹이려고 했다. B씨는 “건강한데 왜 약을 먹냐”며 A씨의 손목을 주걱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A씨는 이성을 잃고 B씨를 마구 때렸다.
B씨는 A씨를 피해 밖으로 도망쳤다. 정신을 차린 A씨는 아내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내를 직접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아내는 거주지 인근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폭행 영향으로 끝내 사망한 것이었다.
A씨는 범행 자체는 인정했지만 우발적으로 저지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지난달 A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피고인이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등 상당 기간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는 데 최선을 다한 점들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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