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면접에서 떨어진 시골 취준생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 간절함이 외면받았다는 신세 한탄 때문만이 아니었다. 울컥한 사연이 있었다.
과거 한 취업준비생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던 ‘오늘 면접 봤는데 너무 눈물난다’는 글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명되고 있다.
20대 여성으로 보이는 글쓴이 A씨는 “내가 시골에 살거든. 지방 소도시 수준이 아니라 진짜 산골이다”며 “학원도, 스터디카페도 그냥 일반 카페도 없어 혼자 취업 준비 중이다”고 소개했다.
너무 힘들어서 부모님께도 짜증 많이 냈다는 그는 “화상 면접이 잡혔는데 이 동네는 스터디카페 같은 게 없어서 그냥 집에서 준비했다”면서 “우리 집에서 키우는 염소가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댄다”고 말을 이어갔다.
A씨는 “소리가 엄청 커 집 안까지 들려올 정도여서 난 면접 볼 때 염소가 울까 봐 신경 쓰였다”며 “그런데 막상 면접 보니 염소가 안 울더라. 그래서 ‘다행이다’하고 면접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염소가 딱 그 시간에 침묵한 이유는 곧 밝혀졌다. A씨의 아버지가 밭에서 일하다 말고 귀가해 땡볕에서 염소를 계속 돌보고 있었던 것. 딸 면접 끝날 때까지 염소가 우나 안 우나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무지 더웠던 그날 거의 두 시간이나 밖에서.
A씨는 “오늘 면접 너무너무 망쳤다. 불합격 시그널을 받은 병풍 면접이었다”며 “아빠가 나 신경 쓰일까 봐 이 더위에 계속 염소를 보고 있었다는 게 너무 죄송하고 감사한데 면접을 망쳐버려서 너무 슬프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면접 망쳤을 땐 눈물 꾹 참았는데 엄마한테서 아빠 얘기를 듣고는 진짜 펑펑 울었다”며 감동적인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코가 찡하네”, “아버지 생각하는 모습 이쁘네”, “아빤 그냥 염소가 귀여워서 보고 있던 거야”, “괜찮아 면접이야 다시 보면 되지”,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표현해드리길”, “저 스토리로 자소서 내용 하나 뽑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등 A씨를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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