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든 사람이 성공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가치로 ‘성실함’과 ‘꾸준함’을 꼽는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길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다가오더라도 성실함을 잃지 않는다면 결국 그 끝에 다다르게 된다.
2006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겸 음악 프로듀서 에코브릿지(이종명)도 무려 17년간 이어진 음악 인생에서 정엽의 ‘Nothing Better’, 나얼이 부른 ‘첫째 날’, 최백호가 부른 ‘부산에 가면’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오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한 가지 잃지 않았던 덕목이 바로 성실함이었다.
-지난 13일 신곡 ‘같이 갈래’를 발매했어요. 첫 결혼기념일에 발매가 된 건데요, 이 앨범을 작업하고자 마음먹은 계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이 곡은 제가 청혼하려고 만들었던 노래에요. 그러다 보니 내용도 ‘같이 가자’는 표현으로 간접 청혼(?)하는 곡입니다. 사실 만들고 청혼할 때 쓰고 당시에는 따로 낼 생각은 없었는데, 결혼 후 아내가 ‘이건 언제 발매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웃음). 아마 아내가 음악 쪽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곡을 만들면 당연히 발매하는 걸로 생각했나봐요. 그래서 결혼 1주년에 발매하겠다고 말하고,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거죠.
-곡을 들은 아내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 청혼 때 들려줬는데 따로 결혼 이야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들려줬거든요. ‘새로 만든 곡이 있는데 들어보겠냐’고요. 처음엔 그냥 듣다가 내용이 청혼의 내용이고, 아내에게 들려준 버전에는 간주에 결혼행진곡도 들어있어서 알아차리고는 울더라고요. 곡이 끝나고 청혼했고 승낙받았습니다. 하하.
-가사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아요. 가사를 쓰면서는 아내와의 만남부터 현재 결혼생활까지 많이 복기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가사를 쓰고, 완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했나요?
가사 쓸 당시 결혼 전이라 그 당시의 내 마음을 충실히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꽤 많이 힘든 시기였고, 그런 저를 보듬어 줬거든요.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들로 가사를 써내려 갔던 것 같아요. 다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가사가 음악적이어야 한다는 부분, 그리고 제가 너무 직접적으로 청혼의 표현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부분 등은 고려했어요.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면서 음악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아내를 만나고 이종명 님의 음악에도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창작은 감정노동이 많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힘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하고 창작하는 분들이 많이 그러실 것 같은데 삶과 일이 분리가 잘 되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구분되면서 정신건강이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웃음).
-노래(가사)에 잘 담아내긴 하셨지만, 아내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여러 표현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얘기해야 한다면 ‘감사하다’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감이 또 다를 것 같은데요.
결혼도 결혼이지만 그 전 음반제작사와 음악퍼블리싱 회사를 운영하면서 음악 활동이 부진했었어요. 이번 해부터 앨범들을 조금씩 내고 있는데, 앨범이든 다른 형태의 음악 활동이든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그간 가수로, 또 작곡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많은 히트곡을 냈죠. 지난해엔 그 곡들을 엮어 베스트앨범을 내기도 했고요.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과 이유)을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바다 끝’라는 곡에 애착이 커요. 최백호 선배님이 너무 잘 불러 주시기도 했지만 처음 만들었을 때 간만에 ‘잘 만들었다’라고 스스로 생각한 곡이기도 해요. 많이 알려지길 바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다시 한 번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지만 정엽 씨와 다시 만들어 보려고 해요. 음악 시작할 때도 같이하기도 했고, 옛날에 순수한 에너지로 작업했던 기억들도 많아서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정말 다양한 영역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단순히 ‘감’으로만은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특별히 넓은 스팩트럼을 갖추려고 노력하진 않아요. 다만 음악이 장르적으로 갖고 있는 매력들이 분명히 있고, 내가 느끼는 장르의 색깔을 나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걸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 많이 듣기도 하고요.
-사실 이전엔 개인 앨범보다, 프로듀서, 작곡가로서의 활동에 더 비중을 뒀던 것 같은데요. 최근엔 에코브릿지로서의 활동에 더 집중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프로듀서나 음악감독 등의 일들도 나름 재미있고 새로운 도전이어서 재밌게 했어요. 그리고 직접 제작을 하다 보니 다른 음반을 프로듀싱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도 했고요. 다만 제 개인 앨범은 제가 온전히 제 색깔을 담을 수 있어서 결국엔 다시 제 앨범 작업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제 앨범을 더 만들고 싶은 계기가 생겼다기보다는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다른 일들 때문에 못했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네요.
-앞으로 에코브릿지로서의 활동 방향성도 들려주세요.
아직 들려드리지 못한 작업물들도 있고 새로운 작업들도 계속할 생각이에요. 방향이라기 보다는 그냥 좋은 곡들을 한 곡 한 곡 더 쌓아 나갈 수 있도록 해보려고요.
-가수로서, 프로듀서로서 가지고 있는 에코브릿지만의 신념이 있다면?
신념이라고 하긴 거창하지만 요즘 들어서 음악을 만들 때마다 자문하고 생각하는 게 하나 있어요. ‘이 음악이 이 세상에 새로 나올만한 가치가 있는가?’. 몇 년 전에 음악적인 슬럼프가 잠깐 왔었는데, 그때 옛날 음악부터 요즘 음악들까지 계속 음악만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세상에 정말 좋은 곡들이 너무 많구나. 이미 나온 곡들로도 난 충분할 것 같은데 더 새로운 음악이 필요한가’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 이후 음악을 만들 때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이 요즘 제 신념이라면 신념이겠네요.
-최근 그것이 에코브릿지의 가장 큰 고민거리겟네요.
맞아요. 음악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내 스스로의 가치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스스로 만족하고 가치 있는 창작물을 만든다는 것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에코브릿지가 생각하는 ‘좋은 가수’란?
‘좋은 가수’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얘기할 수 있겟지만 한 가지를 뽑으라면 고유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가수라고 말하고 싶어요. 유사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는 목소리, 표현력, 퍼포먼스 등 그런 소양이 갖춰진 가수가 좋은 가수죠.
-마지막으로, 에코브릿지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요즘 들어서 드는 생각은 하루 하루 충실히, 한 곡 한 곡 충실히, 한 사람 한 사람 만날 때마다 충실하는 것이 결국 인생을 더 좋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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