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반려견이 눈 수술을 받은 후 실명했는데 병원은 이를 성공 사례라며 거짓으로 홍보한 사실에 분노하는 보호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경북 포항에 사는 7살 된 반려견의 보호자 A씨가 겪은 이 같은 내용의 사연을 21일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29일 7살 된 반려견의 눈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산에서 유명한 B 동물병원을 찾았다.
반려견은 이곳에서 왼쪽 눈의 백내장 수술 등을 진행했다. 이후 오른쪽 눈은 의사의 권유로 안약 치료를 했다.
A씨는 B 병원이 인터넷에서 안과 쪽으로 많은 홍보를 하고, 치료도 잘해준다고 알려져 찾아갔다고 밝혔다.
이후 눈의 상태가 점점 악화하는 반려견을 옆에서 지켜본 A씨는 B 병원을 찾았고, 수의사는 “회복하는데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수 있으니 기다려 보라”고 얘기했다.
수의사의 말을 믿을 수 없던 A씨는 지난 8월 초 부산의 다른 동물병원을 찾았고, 반려견의 양쪽 눈이 모두 실명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각막 천공, 안구 위축, 망막 손상 등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수술받기 전 시력이 40%가량 남아있었던 반려견이 수술 후 앞을 보지 못해 항상 침울한 표정을 짓고 밥도 잘 못 먹어 많이 말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반려견은 부딪히고 넘어질 때를 대비해 머리에 늘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건 B 병원이 A씨 반려견의 수술 전후와 양쪽 눈 사진을 바꿔서 수술 성공 사례로 병원 홍보 블로그에 한 달가량 올려놨다는 점이다.
B 병원은 수술받기 전 반려견의 귀여운 모습을 수술 후라고 소개했고, 수술 1개월 후 모습을 수술 전 사진이라고 홍보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인터넷 검색을 하다 발견하고 B 병원에 항의했다.
하지만 B 병원은 변명으로만 일관했고, 화가 난 A씨는 해당 사실을 당국에 고소하고 반려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발했다.
병원장은 A씨를 명예훼손과 협박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최근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 병원장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를 거쳐 허위광고로 15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병원장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후에야 언론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병원장은 “반려견의 왼쪽 눈을 수술하고 오른쪽 눈 사진을 올려 좌우를 혼동했고 수술 전 사진을 수술 후 모습이라고 소개해 두 가지 사진 모두 잘못됐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수술 성공은 왼쪽 눈의 각막 궤양에 대한 응급수술에 성공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A씨는 “다른 사람도 당할 수 있어 추가 피해자를 막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에 알리고 병원 측과 법적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을 치료하기 위해 16차례 부산을 방문하고 660만원의 치료비를 사용한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많은 병원 중에 하필 그 병원에 가서 강아지에게 고통을 주고 실명하게 만들어 자책감이 너무 심하게 든다. 강아지가 여기저기 부딪히며 남은 생을 고통받으며 살 것을 생각하면 후회가 크다.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다. 병원과 싸움을 포기하기엔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난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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