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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에 방화한 40대…CCTV 속 팔자걸음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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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괴롭혀 다니던 골프클럽에서 권고사직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회사가 관리하는 골프장 잔디에 불을 지른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속 인물과 피고인의 옷차림이 일치하고, 팔(八)자걸음 모습 등으로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동료 직원들 진술을 받아들여 유죄 판단을 내렸다.

21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사회봉사 20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7일 강원 춘천의 한 골프클럽에서 관리하는 잔디에 불을 붙여 70평을 태웠다. 그는 보름 후인 같은 해 4월1일에도 또다시 동일한 범행을 저질러 잔디 450평을 태워 공공의 위험을 발생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은 A씨가 2021년 동료 직원을 상대로 특수재물손괴죄와 경범죄 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행위를 저질러 다음 해 3월15일 골프클럽에서 권고사직 된 것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A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A씨 측은 골프클럽 CCTV 영상 속 인물은 자신이 아니고, 잔디에 불을 붙인 사실도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화재 발생 당일 A씨가 외출했던 사실을 확인했으며, 외출 당시 입고 있던 복장과 CCTV 영상 속 인물의 복장이 일치하는 것으로 봤다. 또 오랜 기간 A씨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이 CCTV 속 영상 속 인물의 키, 체형, 얼굴 모양, 안경 만지는 모습과 함께 팔자걸음으로 걷는 특이한 행동을 보고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점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걸음걸이는 망막이나 지문처럼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A씨와 장기간 근무했던 직원들이 CCTV 영상을 보고 공통으로 피고인을 지목한 것이 비과학적이라거나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자칫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피고인은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다만 화재가 초기에 발견돼 중한 재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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