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배우 이선균(48)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그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기업들이 빠르게 ‘이선균 지우기’에 돌입했다.
이선균은 마약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20일 자신이 마약 의혹 영화배우임을 인정하는 입장문을 냈다. 그러자 이날부터 이선균이 등장하는 광고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20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이선균·전혜진 부부를 모델로 내세운 ‘아이러브 ZEM(잼)’ 광고를 내렸다. ‘아이러브 ZEM(잼)’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아이들을 겨냥해 만든 교육용 콘텐츠 브랜드다. 이 회사는 가정적인 이미지의 두 배우를 모델로 발탁해 화제가 됐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이선균·전혜진 부부를 모델로 발탁해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 콘텐츠 광고 모델이 마약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지에 치명적인 데다 향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더 큰 타격이 예상되므로 먼저 빠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선균은 한 건강기능식품회사의 맞춤형 영양제 브랜드의 광고모델로도 활동했다. 이 브랜드는 ‘이선균이 선택한 OOO’이라는 카피를 내걸고 제품을 알렸지만 마약 내사 사실 인정 후에는 ‘1:1 맞춤 영양소 OOO’라는 문구로 대체했다. 또 이선균의 얼굴 사진도 사라졌다.
이미 수백억 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해 촬영을 마친 영화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개봉을 앞둔 이선균 주연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은 2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영화 배급사 CJ ENM 관계자는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또 다른 영화 ‘행복의 나라’도 지난해 2월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이 두 편의 영화 모두 이선균이 주연 배우라 편집이나 배우 교체 등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밖에도 이선균은 STUDIO X+U의 새 시리즈 ‘노 웨이 아웃’에 캐스팅됐으나 막 촬영에 들어간 터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배우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선균의 마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피해 보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선균 배우에 관한 보도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현재 이선균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으로 있을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이선균은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라고도 했다. 이선균은 자신을 협박한 인물에게 수억 원에 달하는 거금까지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선균과 함께 내사를 받는 8명의 인물 중에는 마약 전과가 있는 ‘재벌 3세’ 황하나,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음주 쯤 투약한 마약 종류와 투약 장소, 일시 등을 특정할 수 있는 조사 대상을 선별한 후 피의자로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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