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대 1 경쟁 뚫고 창공 누빈 ‘국민조종사’… ADEX 비행체험 눈길

순직 조종사의 친형으로 조카들이 고인의 헌신을 기억할 수 있도록 국민조종사에 지원해 선발된 김종섭씨가 21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체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은 비행중 엄지를 치켜세운 김종섭씨.(공군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692대 1의 경쟁을 뚫고 ‘국민조종사’로 선발된 우리 국민 4명이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탑승해 공중 전투·전술임무 기동을 체험했다.

공군은 2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 행사장에서 ‘제9기 국민조종사 및 명예조종사 임명식’을 거행했다.

공군은 지난 2007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민조종사를 선발해 전투기 비행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국민조종사로 선발된 우리 국민은 순직조종사 친형 김종섭씨(49), 신경외과 의사 김의현씨(47), 결혼이민자 이호정씨(41), 대학생 유동현씨(26) 등이다.

또한 미 제51전투비행단 미셸 장 중위도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명예조종사’로 선발됐다.

(왼쪽부터) 미셸 장, 이호정, 김종섭, 김의현, 유동현씨.(공군 제공)

이들은 이날 오전 T-50을 타고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서해대교부터 동쪽으로 횡단하며 태백산맥을 지나 동해안의 정동진과 삼척 해안까지 대한민국의 영토 곳곳을 약 1시간 동안 둘러봤다.

이어 임무공역에 진입해 전투조종사들의 공중 전투·전술임무 기동을 체험하고 서울공항으로 귀환했다.

이후 정상화 공군 참모총장으로부터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와 임명장을 받았다.

김종섭씨는 “국산항공기를 타고 한반도를 내려보면서 몸과 마음을 바쳐 조국 영공을 지키고자 했던 동생의 마음이 느껴졌다”며 “아버지의 부재에도 건강하고 반듯하게 성장해준 조카들이 오늘 저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의 헌신과 그 멋졌던 모습을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호정씨는 “한국에 온 이후로 가족들에게 항상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룬 기분이다”며 “나의 도전이 한국에 있는 이민자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