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눈물의 기자회견’을 두고 여권 내부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큰 차이로 패배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만큼 정부·여당의 변화를 위한 쓴소리를 한 것이라는 의견과 당과 이별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수사를 막아 세우는 것을 넘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또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며 정부·여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대표가 주문한 게 결국 첫째 대통령의 변화, 두 번째 당의 변화”라며 “이준석 대표도 기본적으로(국민의힘이) 국가 운영의 어떤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중수청(중도층, 수도권, 청년층)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1년 반 동안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이) 쌓인 거고 결정적으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거로 보이고, 명분 없는 공천이라는 걸 누구나 알게 됐다”며 “견제하지 않으면 나라의 정치가 완전히 엉망이 되겠다고 국민들이 생각을 하고 이번에 엄청난 경고를 때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내부 총질’ 공방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 성명이 뜬금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입장인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는 성명서여서 좀 다소 의아했다”고 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이 힘들 때마다 그 빈틈을 비집어야만 자신의 정치적 공간이 열린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불과 그 기자회견 하시기 하루 전까지 유튜브에서 낄낄거리면서 정부·여당을 경박하게 조롱하던 분이 갑자기 비장하게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거기에 공감할 국민들이 많지는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 “이준석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노원에 공천받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노원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정 어린 조언을 하고 싶다면 무게감을 가져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인정받으면서 당 안에서 역할을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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