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발언이 16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0%선을 돌파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국내 채권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는 대출금리를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고 전세대출금리, 신용대출금리도 7%대에 육박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이유입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에도 부담을 줍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처음 2400선 밑으로 내렸습니다.
코스피가 전장보다 40.80포인트(1.69%) 내린 2375.00로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0원 내린 1352.4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14.79p 내린 769.25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
이번 주 코스피는 지난주 대비 3.30% 내린 2375.00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금요일 하루에만 2.56% 하락했는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입니다. 코스닥 지수는 6.51% 내린 769.25로 마감했습니다. 이 역시 지난 3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근 한 달째 반복되는 채권 금리 상승이 또다시 코스피를 끌어내렸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데요, ‘중대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5%를 찍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2007년 이후 처음이자 16년 만입니다.
전 세계 장기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므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갑니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까지 커집니다.
국내 대출 금리가 오르는 원인은 여럿이지만, 미국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국내 채권 금리가 오른 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투자 측면에서는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의 수익률이 올라간 것이므로, 주식의 매력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오늘 채권 금리를 자극한 건 파월 의장의 발언과 튼튼한 미국 경제 지표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변화하는 전망, 리스크 가능성 같은 전체적 데이터에 기반해 추가 긴축 정책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최근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망치를 웃돌고 산업생산과 비농업 일자리도 좋게 나타났습니다. 경제가 좋다는 건 그만큼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해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누르 샴스 난민 캠프에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AP]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도 주식시장에 압력을 주는 요인입니다. 중동의 다른 국가로 분쟁이 번지고, 이란까지 참전할 경우 유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기름값 상승은 비용을 증가시켜 경제 성장률을 떨어트리고요.
이란 참전 여부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란은 주요 산유국이며,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란 참전이 현실화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 선을 넘어서는 ‘오일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원유 가격은 지난달에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여파로 급등한 바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 당 90달러 선을 돌파했었는데요. 높아진 유가에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잠시 하락했지만, 지정학적 분쟁이 유가를 다시 90달러선 앞으로 끌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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