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창근 CJ ENM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카타르로 향한다. 경제사절단 기업으로서 현지에서 한국 콘텐츠 기업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로 인해 26일 예정된 국정감사엔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실형을 산 직원들의 무원칙한 복직과 대규모 구조조정 문제를 추궁받을 예정이었지만 순방길 동행을 이유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모두 증인으로 나서지 않는다. 직접 소명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데 순방길을 이유로 불출석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출국, 4박 6일 중동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를 거쳐 카타르까지 중동 2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이번 중동 순방에는 사우디 130명, 카타르 59명 등 경제사절단 139명이 동행했다.
구창근 대표는 카타르 순방길에 함께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해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등 일정을 소화한 뒤 25일 오후 귀국길에 올라 26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구 대표 역시 경제사절단으로서 카타르에서 활발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기업으로서 현지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행보지만 국감 출석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또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당초 구 대표는 오는 26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연달아 출석할 예정이었다. 국회 문체위와 환노위가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유정주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과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마포구갑)은 아이돌 경선 프로그램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물의를 빚은 PD들의 무원칙한 복직과 구 대표 취임 이후 진행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었다.
구 대표가 카타르에 가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조율이 이뤄졌다. 문체위 관계자는 “이번 카타르 순방으로 구 대표가 출석하지 않는다”며 “대신 관련 사안에 대한 개선 방안을 서면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 대표는 환노위에도 불출석한다. CJ ENM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논란이 컸던 까닭에 이러한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대관 조직이 움직여 순방길을 고리로 국감 불출석을 추진했을 것”이라며 “회사로선 다행이지만 사회적 시선으로 보면 논란을 피하기 위한 회피 전략”이라고 했다. 국감에서 주가와 실적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CJ ENM이 국감의 집중포화를 맞게 되면 구원투수로 등장한 구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번 카타르 순방 동행 덕분에 CJ ENM은 한시름 덜게 됐다.
또 다른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순방길에 오르면 대통령 공식 일정 이후에도 카타르에 남아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애초에 중동 경제사절단에 합류한 건 CJ ENM에겐 절묘한 한수”라고 평가했다.
CJ ENM 관계자는 “구창근 대표가 카타르에서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하고 언제 귀국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