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번트는 자발적이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은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서 6-5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서 우완 김강률을 상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146km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갑자기 번트 자세를 취했다.
깔끔하게 번트를 댔다. 타구 속도도 늦췄고, 방향은 1루 쪽이었다. 김강률이 잡아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NC는 이후 권희동의 볼넷, 김주원의 우전안타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서호철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3점차로 도망갔다.
8회 6득점 빅이닝이 결정타였지만, 7회 2점으로 흐름을 어느 정도 가져온 게 사실이다. 그리고 마틴의 그 번트는 강인권 감독의 지시는 아니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후 “자발적이었다. 우리팀 4번타자인데 번트는 아닌 것 같아서, 나는 강공사인을 냈다”라고 했다.
경기흐름만 놓고 볼 때 마틴의 희생번트는 필요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4번 타자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었다. 마틴은 이날 4타수 무안타 1타점 1득점. 12안타 9볼넷으로 타선이 터졌음에도 마틴의 방망이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마틴은 올 시즌 118경기서 435타수 123안타 타율 0.283 17홈런 90타점 55득점 15도루 장타율 0.455 출루율 0.360 OPS 0.815 득점권타율 0.317. 트리플A 홈런왕 명성답지 않게 많은 홈런을 치지는 못했다. 결정적으로 9~10월에 35경기서 타율 0.244 3홈런 23타점 9득점으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강인권 감독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외국인타자가 번트를 대주니 고마운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한편으로 마틴의 한 방이 가을야구 첫 경기서도 안 터져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타자는 기복이 없을 수 없고, 마틴 역시 기복이 있는 편이다. 어쨌든 NC로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애버리지가 떨어지니 좋은 현상은 아니다.
강인권 감독은 마틴의 팀 퍼스트 마인드를 충분히 느꼈다. 이 부분은 실제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단, 타격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타자를 계속 4번타자로 쓸 것인지는 생각해볼 대목이다. 22일부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가 시작한다. 마틴이 4번 타순을 지키고 있을까. 네 번째 타자라고 생각하면, 또 다른 타자가 들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마틴은 번트보다 장타로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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