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공장서 17종·연간 140만대 생산…3만2천명 근무해 구내버스 21대
인근 아산로에 연간 110만대 수출 선적부두도 갖춰
(울산=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967년 울산광역시 아산로 인근에 설립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발돋움한 현대차그룹이 태동한 곳이다.
여의도의 ⅔ 면적인 500만㎡(150만평)의 부지에 5개의 독립생산공장을 갖춘 이곳은 크기와 생산규모(연산 140만대)로는 단일 자동차공장 기준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지난 18일 오후 ‘현대차그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았다.
교통수단을 타지 않고선 도저히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 거대한 면적의 공장으로 진입하자 현대차[005380] 마크를 새긴 구내 버스들이 여기저기 지나다니고 있었다.
공장 곳곳에 세워진 버스 정류장에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직원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이 3만2천명이라 공장 내 버스정류장 44곳을 세우고, 구내 버스 21대를 투입해 직원들의 이동을 돕고 있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 돌아왔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3공장은 1990년 설립돼 5개 공장 중 가장 많은 36만7천대를 매년 생산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한 라인에서 최대 10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다차종 생산 시스템이 시범 적용돼 생산량은 더 늘 전망이다.
3공장은 31라인과 32라인으로 나뉘어 아반떼와 베뉴, 코나, i30 등 소형 차종을 제작한다.
1공장은 아이오닉5 등 전기차가, 2공장은 싼타페·GV7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4공장은 팰리세이드 등 대형모델이 주요 생산 차종이다. 과거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의 공장이었던 5공장에서는 수소차 넥쏘, G90 등이 만들어진다. 총 17개의 차종을 생산하는 5개의 공장에서 하루 평균 6천대가 만들어진다.
3공장은 울산공장 내 최초로 프레스, 차체 등의 공정에서 자동화 생산체계를 갖췄다. 31라인의 4개 컨베이어 벨트와 32라인의 3개 컨베이어 벨트의 총길이는 각각 1천434m, 738m다. 공정 수도 각각 185개, 109개에 달한다.
자동차의 제조 공정은 크게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등 4단계로 이뤄진다.
하지만 철판을 기계로 압착해 자동차 패널을 제작하는 프레스 공정과 패널을 용접해 차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 공정은 위험도가 높아 산업용 로봇이 100% 작업을 담당한다.
차체에 색상을 입히는 도장도 공정 자체가 평균 8∼10시간가량이 소요돼 견학하기가 쉽지 않아 이날 기자들에게는 가장 마지막인 의장 공정만 공개됐다.
‘자동차 제조공정의 꽃’이라고 불리는 의장에서는 2만개가 넘는 부품이 차체 내부에 장착된다.
이 공정은 정교함이 필수라 좌석 시트와 유리 장착의 작업을 제외하곤 90% 이상이 사람의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날 컨베이어벨트 위 2층 높이에 마련된 복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도어가 제거된 아반떼 차체에 직원들이 일일이 부품을 하나씩 끼워 넣고 있었다. 직원 옆에는 경량 부품과 작업 도구를 담은 상자(키트)가 공장 바닥에 매설된 마그네틱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맞춤형 부품과 도구를 제공했다.
의장 공정은 트림과 샤시, 파이널, OK(오케이) 테스트 라인 등 4개로 구성된다.
. 이날 기자들은 와이어링, ECU(전자제어장치) 등 전장·제동 부품이 조립되는 트림과 변속기 등 자동차의 구동 부품이 탑재되는 샤시, 시트 등 인테리어 부품이 장착되는 파이널 라인을 볼 수 있다.
약 500m 달하는 구간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걸으니 처음에는 뼈대만 보였던 아반떼가 어느 순간 완벽한 자동차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OK 테스트 라인에서는 휠 얼라인먼트 테스트 등 품질 및 성능 테스트가 진행된다. 전자 부품에 소프트웨어를 입력해주는 코딩 작업도 여기서 이뤄진다.
모든 공정을 마친 차들은 주행 검사를 마친 뒤 출고되는데 이중 수출 차량은 인근 아산로에 있는 선적 부두로 이동한다.
울산공장은 5만t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수출 전용부두를 갖추고, 연간 최대 110만대를 이 부두를 통해 수출한다.
약 830m 길이의 부두에 4천대가 넘는 차량이 빽빽이 서 있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차는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 7만1천평 부지에 오는 2025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 가동되면 울산공장은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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