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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LS전선, ‘선’으로 전 세계 바다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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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내 해저케이블 생산 모습./사진=LS전선

[동해=강민경 기자]기업들의 탄소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도입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친환경 미래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은 LS전선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 15여 년간 에너지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LS전선의 사업 결실이 가시화 되고 있다. 전기차 및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해상풍력 중심의 전력 발전방식이 탄소중립을 이룰 핵심으로 꼽히면서 LS전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했다. 이후 2008년에는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며 해저 사업 역량을 강화해왔다.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인 동해공장에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은 약 7000억원이다. 공장 규모도 초창기 한 개동으로 출발해 현재는 4개동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쉴 새 없는 동해공장 “고품질 기술력 필수” 

지난 19일 방문한 LS전선 동해공장. 4개 동 총 연면적 3만4816㎡(약 1만532평)에 달하는 이 공장은 해저케이블 생산을 위한 설비들이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국내 이동을 비롯 해외로 수출될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최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은 ‘갱웨이(Gangway)’로 불리는 통로를 통해 사업장을 오가며 만들어졌다. 갓 완성된 해저케이블은 턴테이블에 천천히 감겼다.

LS전선 직원들이 생산된 해저케이블을 턴테이블에 보관하고 있다./사진=LS전선

여상철 LS전선 동해공장장은 “해저케이블 길이가 길게는 수백㎞에 이르기 때문에 감아서 보관하는데 이 저장장소가 턴테이블”이라며 “턴테이블마다 저장용량이 다르나 최대 1만톤의 케이블을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해공장 내 수십여 개의 턴테이블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급인 1만톤급 턴테이블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케이블을 얼마나 길게, 연속적으로 뽑아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LS전선이 지난 5월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설비인 ‘VCV타워’를 공해공장에 준공함으로써 기술적 보완이 더 든든히 뒷받침됐다.

VCV타워는 케이블 원재료를 중력방향으로 고르게 성형시켜 완성품의 품질을 높인다. 수직 연속압출시스템이라고도 부른다. 동해공장에 지어진 타워는 172m로 아시아 VCV 타워 중 최고 높이다.

지난 5월 준공된 LS전선의 동해사업장 해저4동 및 VCV타워 전경./사진=LS전선

HVDC 생산공정에서 고층의 타워가 필요한 것은 케이블 원재료를 중력방향으로 고르게 성형시켜 완성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통상 VCV타워에선 △PE(폴리에틸렌) 압출 △도체 위 피복 △화학결합 후 냉각관 통과하는 등의 공정이 진행된다. 문제는 고온으로 압출된 PE는 물러지는 속성이 있어 수평으로 작업할 경우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수직 공정이 이뤄지는 게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LS전선은 제품의 길이를 단순히 늘리는 것을 넘어 고품질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한 번 포설하면 다시 손을 보기 어렵다. 그만큼 기술력이 관건이다. 

여 공장장은 “HVDC 생산과정서 미세한 이물질이나 기포가 들어갈 경우 언젠가 폭발하게 된다”면서 “이 경우 공단이나 한 도시의 전기가 끊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고 완벽한 생산공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2028년 영업익 1조 달성 전망”

LS전선은 동해공장에 1555억원을 추가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해저케이블 설비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 큰 폭으로 늘어날 수주 계약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소비 가운데 특히 전력에너지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7%에서 2021년 20%로 늘어난 해당 비중은 오는 2050년엔 52%로 치솟을 전망이다.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등 수요 상승이 배경이다. 글로벌 전력 수요는 2021년 대비 오는 2050년애는 2.5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해상풍력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LS전선에겐 호재다. 지난 5월 유럽 8개국 정상들이 ‘해상풍력’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당시 각 국 정상들은 현재 30기가와트(GW)인 북해 해상풍력 발전량을 오는 2050년 300GW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해상풍력이 대형화해 송전 용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이에 필요한 해저케이블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지난 19일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원(가운데)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과 이상호(왼쪽)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S전선

지난해 LS전선은 전년 대비 20% 가랑 늘어난 3조2000억원의 수주 잔액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앞으로도 LS전선의 수주량은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 장거리 송전 케이블 시장은 LS전선을 포함한 글로벌 4개사가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한다. 대규모 장치산업인만큼 신규 사업자들에이 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는 곧 기존 사업자들의 지위가 공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LS전선은 자회사 LS마린솔루션과 LS전선아시아와 함께 삼각편대를 구축, 글로벌 해저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업체인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해 ‘제조-시공’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LS전선아시아를 활용해 아세안 해저시장을 선점한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28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196억원임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아세안 시장 확장 및 중동·북미 시장 진출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장 가동률이 평균 100%에 달하고, 동해 생산라인 추가투자 등을 고려했을 때 5년 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P-2023-009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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