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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된 거 맞느냐” 의대 증원에 사교육계·학부모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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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대학 입시에도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이어져 온 이른바 ‘의대 쏠림 현상’ 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필수의료 혁신전략 관련 브리핑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2025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목표로 관련 업무를 착실하게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는 현장의 수용 가능성과 교육 역량 등을 충분히 검토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방안과 지역 필수의료 지원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의료계와 협의하고 국민과 환자단체, 전문가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입시 정보를 찾는 학부모들이 술렁이는 한편, 사교육계는 학생 모집을 위해 긴급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의대 모집 증가는 사실상 최상위권 대학의 학과들이 늘어나는 셈이라, 다른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줄어 합격선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의대 입시 학원 관계자는 “의·치의·한의대 등 메디컬 계열 지망생을 함께 가르쳤던 반을 더 세분화시켜서 성적별, 계열별로 확장할 생각”이라며 “지방 학생들도 대치동 학원을 오고 싶어 한다고 해서 이런 수요도 흡수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원장은 “의대 증원이 정말 확정된 게 맞느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며 “1000명만 늘어난다고 쳐도 올해 기준으로 연·고대 갈 친구들이 모두 의대를 갈 수 있는 셈이니 재수종합반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의대에 몰리는 현상은 이미 학원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실제 최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의 학원 의대반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이하의 소수 정예로 운영되는 이들 학원을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치러야 하며, 경쟁률은 최대 10대 1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종로학원이 초등학생 학부모 676명과 중학생 학부모 719명 등 13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88.2%는 “자녀의 진로에 대해 이과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92.3%, 중학생 학부모는 84.4%였다. 이중 이과 희망 학부모가 선호하는 전공은 의학계열(의·치·약대)이 49.7%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의 의학 계열 선호도(52.3%)가 중학생 학부모(47.0%)보다 높았다. 이과의 경우 선호 대학은 지방권을 포함한 의대(44.0%)가 서울대 이공계(20.5%)와 카이스트(18.8%) 등을 넘어섰다. 서울대의 다른 전공보다는 지방의 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의대 합격이 마냥 쉬워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됐을 당시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도 대거 도전한 전례가 있듯, 의대 정원이 1000명 이상 늘어나면 현재 이공계 인력들이 대거 의대 입시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 중도 이탈한 학생이 2131명으로 확인됐다. 중도 이탈 사유 중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퇴로 81.4%였다. 그중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다시 대입을 준비해 합격 통보를 받으면 1∼2월 중에 자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최다 인원으로, 특히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정확한 의대 증원 규모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예단도 해서는 안 된다”며 “사교육 업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참고는 하되 맹신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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