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22일 ‘중동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과제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UAE(아랍에미리트)·카타르와의 협력 유망분야로 미래에너지, 전기차, 방산을 제시했다. 이들 국가는 중동에서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3개국이며,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이들 3개국의 지난해 교역량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대비 61.6%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는 82.1%(수입 90.7%, 수출 31.6% 증가), UAE는 56.2%(수입 72.3%, 수출 14.3% 증가), 카타르는 27.6%(수입 27.1%, 수출 47.6% 증가) 증가했다.
대한상의는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 유망 분야로 미래에너지, 전기차, 방산을 꼽았다. 태양광·수소 등 미래에너지 산업은 사우디·UAE·카타르 3국 모두 국가 주도로 강력하게 육성책을 펴고 있다. 조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기술 경쟁력과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능력을 부각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중동지역에 진출할 기회가 충분히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국가 발전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을 수립했다. UAE는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통해 2050년까지 전체 전력발전비율 중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4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도 ‘카타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총 전력 수요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중동에서 열릴 전기차 시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중동 국가들은 전기차 부품부터 완성차 제조에 이르는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케피코가 사우디 전기차 브랜드 ‘씨어(Ceer)’와 7000억 원 상당의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전기차 생산, 수도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카타르는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 달성을 목표로 인프라 조성에 나서고 있다. UAE는 2019년(1억 달러) 대비 지난해 전기차 수입액(13.9억불)이 3년 만에 13배 이상 증가하는 등 큰 성장세를 보였다.
보고서에는 방산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동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수니파-시아파 갈등 등 분쟁이 잦은 한편 풍부한 오일머니를 갖고 있어 세계 최대 무기 수입지역이다. 한국의 대 중동 무기수출은 2013~2022년 10년 동안 10배가량 증가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국가로 2위가 사우디(전체의 9.6%), 3위가 카타르(6.4%)였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2013~2017년 대비 2018~2022년 무기수입량이 311% 증가했다. UAE는 10위(2.7%) 수준이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동 3국은 탈석유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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