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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베트남에서 업계 관계자 6명이 불법채굴과 회계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올해 말 희토류 채굴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회사 관계자도 체포됐다.
22일 베트남정부공보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부는 지난 19일 천연자원 탐사·개발에 관한 규정과 회계 규정을 위반한 희토류 관련 기업 3곳의 대표와 회계 담당자 등 총 6명에 대해 형사사건을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이들을 체포,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당국은 천연자원 탐사·개발에 관한 규정과 회계 규정 위반 혐의로 도안 반 후언 타이즈엉그룹 대표·응우옌 반 찐 부사장을 체포했다. 헙 타잉 팟사(社)의 당 쩐 찌 사장과 회계담당자, 베트남 희토류 원료기업인 베트남희토류 주식회사(VTRE·Vietnam Rare Earth JSC) 르우 아인 뚜언 회장과 회계사도 회계규정 위반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3개 업체 관계자들은 베트남 북부 옌바이성(省) 일대에서 희토류와 철광석을 불법으로 채굴·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불법 채굴과 거래가 이뤄진 현장에서 희토류 1만3700t(톤)과 철광석 1400여t을 압수했다. 타이즈엉그룹의 경우 이 같은 불법 채굴을 통해 약 6320억동(348억 8640만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조작해 75억동(4억 1400만원)을 탈세한 혐의도 받는다.
로이터통신은 르우 아인 뚜언 회장이 체포된 베트남희토류 주식회사(VTRE)의 경우 올해 말 베트남 정부의 희토류 채굴권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VRTE는 호주의 희토류 생산업체 ASM(Australian Strategic Materials) 광산개발업체인 블랙스톤미네랄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ASM은 지난 4월 VTRE와 100톤의 가공 희토류 구매를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고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을 논의 중이었다. 블랙스톤미네랄 역시 VTRE와 함께 베트남 라이쩌우성 동빠오 광산 채굴권 입찰을 준비 중이었다. 통신은 이번 업계 관계자들의 체포가 “중국과 희토류 경쟁을 하려던 베트남의 계획에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정부는 희토류 채굴·판매의 불법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소식통을 통해 희토류 원광석을 중국으로 수출한 것이 문제였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내에서 희토류를 가공하는 것이 수익성이 나지 않아 원광석을 그대로 중국으로 수출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희토류 가공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해 원광석 수출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베트남의 희토류 매장량은 2200만t으로 중국(4400만t)에 이어 세계 2위지만 채굴 인프라·기술과 자본의 부족으로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중국의 희토류 연간 생산량이 14만t에 달해 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데 비해 베트남의 연간 생산량은 1000t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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