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12월 1일부터 흑연에 대한 수출을 통제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흑연과 관련 파생품 수출자는 군용 활용 여부를 확인받아야 수출할 수 있다. 흑연은 이차전지 필수 구성품 중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광물이다.
중국은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흑연 생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2년 전기차 배터리 세계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천연흑연 채굴이 세계 80%를 차지하고 있고 흑연 가공 70%도 중국에서 이뤄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우리나라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각각 4만8200톤과 5만3000톤 수입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인조흑연 2만9000톤으로 전년 대비 189%나 늘었다. 산업부가 집계한 2022년 인조·천연흑연 전체 수입액은 2억4100만 달러(약 3254억원)며 이 중 93.7%가 중국산이다.
앞서 올해 7월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갈륨은 차세대 반도체 주요 소재며 게르마늄은 태양광 전지 소재다. 대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수출의 80%를, 게르마늄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발표 이후 갈륨 가격(갈륨메탈)은 7월 말 킬로그램당 339.75달러에서 9월 435달러로 상승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덱스박스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중국산 흑연 톤당 평균 가격은 1257달러로 전년 동기 1634달러보다 약 23% 낮아졌다. 다만 이번 수출통제 조치 이후 갈륨처럼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크다. 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이차전지나 전기차 생산 단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이차전지 하나에 흑연 함유량은 20~30%다. 전기차 원가에서 이차전지 비중은 40%에 이른다.
업계에선 중국의 이번 조치가 수출통제는 전면 금지가 아닌 수출허가 절차가 추가된 것으로 보고 현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수입 기간이 증가해 재고가 부족할 가능성도 생겼다. 다만 우리나라도 대응에 나섰다. 포스코케미칼이 내년 중 1만톤 규모 인조흑연 공장을 추가로 가동해 총 1만8000톤가량을 생산할 전망이다. 정부 역시 민간기업이 제3국 광산과 체결한 장기공급계약 이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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