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저케이블 약 700톤가량을 실을 예정입니다. 곧 시작되는 비금도 태양광발전단지 해저케이블 포설 작업에 쓰일 예정입니다.
19일 오후 방선한 LS전선의 포설선 GL2030에서는 해저케이블 선적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계획된 선적량은 약 700톤, 모두 전남 신안군 비금도 태양광발전단지와 안좌도 사이 약 7km 해저에 깔린다. LS전선은 앞서 1월 이 사업(비금도 해저 연계 포·매설)을 턴키(통합발주) 방식으로 수주했다. 어마어마한 작업량에 걸맞게 8000톤급 GL2030의 크기 역시 압도적이었다.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생산된 케이블은 이곳 동해선착장까지 연결된 레일을 따라 GL2030에 실린다. 작은 전선 여러 개를 꼬아 성인 몸통만큼 두꺼운 케이블로 만들고, 이를 턴테이블에 균형감 있게 감아올리는 일련의 작업 모두 LS전선이 수십 년간 여러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고난도 기술들의 집합체다. 높이 11m, 가로폭 22m 규모의 GL2030 턴테이블에는 해저케이블을 4000톤, 개조 시에는 최대 5000톤까지 실을 수 있다.
김원재 GL2030 선장은 “이 포설선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 구조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선체를 원하는 위치에 정선시킬 수 있는 기술인 ‘다이나믹 포지션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해저케이블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포설할 수 있다”며 “이번 비금도 작업은 선적부터 현장에 도착해 마무리까지 약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이곳 동해사업장을 전초기지로 삼아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동해사업장은 2009년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전문공장으로 준공된 이래 2013년 해저 2동, 2020년 해저 3동, 2023년 해저 4동(VCV타워)을 각각 신설하는 등 생산 규모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특히 올해 준공된 VCV타워는 320kV이상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을 전용 생산하는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바꿔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가 간 장거리 연결에 효율적이고, 발전 방식도 친환경적이라 최근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63층 높이(172m)로 만들어진 VCV타워는 동해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높았다. 해저케이블은 지름 30㎝ 내외 케이블을 한 번에 수십㎞까지 끊김 없이 연속 생산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VCV타워의 수직연속압출시스템을 통해 케이블 원재료를 중력 방향으로 고르게 만들어 품질을 높였다.
김진석 LS전선 설비효율화팀장은 “VCV타워에서는 실질적으로 1명만 근무하고 있다. 그만큼 생산 과정에서 자동화율이 크게 확보된 상황”이라며 “HVDC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곧 이곳에 생산 설비를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및 미국까지 해저케이블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8월에는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업체인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하면서 제조뿐만 아니라 시공 능력까지 고루 확보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는 최근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 PTSC와 해저케이블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LS전선은 이 두 자회사와 삼각편대를 구성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원 LS전선 부사장은 “현재 아시아 권역에서는 PTSC와 베트남 현지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이외에도 중동 등 각 권역에서 공장을 같이 지어보겠다는 파트너가 많아 선별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확한 투자 금액 규모나 부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도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 차원에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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