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알뜰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2023.9.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수도권 내 알뜰주유소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주유소 업계가 반발했다. 업계는 현재 경영난으로 기존 주유소의 휴·폐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으로 인한 유통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 주장했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23일 보도 자료를 내고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는 석유유통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철회를 주장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 주도의 석유제품 공급 사업으로 정부는 농협주유소와 고속도로·일반도로 등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석유류를 입찰로 확보하고 부대서비스 등 없이 비교적 싼가격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석유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등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가격 정책을 시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동시에 높은 인구밀도에도 상대적으로 알뜰주유소가 적은 수도권 지역의 자영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으로 10%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는 이에 “수도권 지역의 알뜰주유소 확대는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석유유통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두 협회는 “석유유통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으로 인한 가격인하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경기둔화 및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전례 없는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2018~2020년 전국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은 1.8~2.2%로 전체 도소매업종 중 최하위”라고 밝혔다.
이어 “알뜰주유소는 업계의 열악한 경영난에도 정부의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2022년 기준 점유율은 11.9%, 판매량 점유율은 20.9%로 성장했다”며 “알뜰주유소와 경쟁에서 밀린 일반주유소는 2011년기준 1만2901개소에서 지난해 1만954개소롤 2000개소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협회는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발표한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은 석유유통시장을 더욱 왜곡시키고 일반주유소의 시장 퇴출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선택”이라며 “결국 시장에서 알뜰주유소만 살아남아 석유제품 유통망이 무너지는 부작용을 부르고 결과적으로 기름값 인하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775원으로 전주 대비 13.3원 하락했고 경유 평균 가격 또한 전주 대비 7.0원 내린 1689.3원이다. 둘째주에 이어 2주 연속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로 인해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추후 석유제품가격도 상승으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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