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의 인공지능(AI) 굴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SKT)·KT를 포함한 전 세계 이통사의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고 있다. SKT·KT는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춘 전 세계 이통사에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기초)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AI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22일 SKT는 독일 이통사 도이치텔레콤과 통신에 특화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신 AI(Telco AI)’를 개발하기 위해 두 회사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T 유영상 대표·정석근 글로벌 AI테크 사업부장(부사장)과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 회장·클라우디아 네맛 수석 부회장 등 각 사 C레벨(분야별 최고책임자)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협약을 맺었다.
SKT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지난 7월 공개된 주요 이통사간 AI 동맹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첫 결과물로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는 앤트로픽·메타 등 실리콘밸리 주요 AI 기업과 협력해 한국어·독일어·영어 등에 특화한 LLM을 공동 개발하고, 내년 1분기 중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 AI는 시중에 공개된 범용 AI보다 통신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통신 이용자들의 요구를 잘 이해할 수 있어 AI 콜센터(AICC) 등 대 고객 서비스에 적합한 게 특징이다. 통신 AI를 개발한 경험과 핵심 기술을 유럽·아시아·중동 등 전 세계 이통사에 제공해 각국 환경에 맞는 특화 AI를 확산한다는 게 SKT 글로벌 AI 전략의 핵심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전 세계 최대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과 협력해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회사 성장을 견인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사 AI 기술·플랫폼·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에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동남아 문을 두드린다. 이날 KT는 태국 주요 정보통신 기업인 자스민그룹과 KT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해 태국어 특화 AI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사는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김영섭 KT 대표와 피트 보다라믹 자스민그룹 회장 등 각 사 중역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이 담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태국어 전용 LLM 공동 개발과 동남아 시장 마케팅 전략 수립, LLM 구축 기술 전수, 동남아 시장 AI 규제 대응 방안 수립 등을 공동 진행한다. KT는 자스민그룹의 자회사 자스텔이 내년 상반기에 추진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AI 반도체(GPU) 팜을 구축한 후, 같은 해 하반기에 태국어 전용 LLM을 개발에 나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태국 진출 성공사례를 만든 후 라오스·라오스 등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KT는 지난 13일에는 차이나모바일·NTT도코와 AI 개발자 행사를 공동 개최한 후 통신과 AI를 결합한 통신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KT는 대규모 AI 인프라인 AI 반도체 팜 구축과 LLM 개발·사업화 경험이 강점”이라면서 “자스민그룹과 협력을 계기로 태국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남아 AI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공동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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