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나선 가운데 이른바 ‘중동 빅3’로 불리는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와 한국이 미래에너지·전기차·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일 발간한 ‘중동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국과 한국 간 교역량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보다 61.6% 증가해 같은 기간 한국의 전 세계 교역 증가율(35.3%)을 크게 웃돌았다. 국가별 증가율은 사우디 82.1%, UAE 56.2%, 카타르 27.6%였다.
한국이 수입하는 품목은 사우디와 UAE의 경우 원유가 각각 90.4%와 5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카타르는 천연가스(51.3%) 비중이 가장 컸다. 수출품은 사우디는 자동차(25.5%), UAE는 자동차 부품(8.5%), 카타르는 철강관(20.7%)이 주요 품목이었다.
대한상의는 이들 국가와 한국이 협력할 유망 분야로 미래에너지·전기차·방산을 꼽았다. 3국 모두 태양광, 수소 등 미래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국가 주도로 강력한 육성책을 펴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국가 발전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을 수립했고, UAE는 ‘에너지 전략 2050’을 통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4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도 2030년까지 총 전력 수요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전 세계적 전동화 전환 흐름에 발맞춰 전기차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를 50만대 생산하고, 수도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자국 내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자·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카타르는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 달성을 목표로 인프라 조성에 나섰고, UAE도 2019년(1억달러) 대비 지난해 전기차 수입액(13억9천만달러)이 3년 만에 13배가량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7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케피코가 사우디 전기차 제조사 시어(Ceer)와 7천억원 상당의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들 국가가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대한상의는 관측했다. 중동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수니파-시아파 등의 갈등과 분쟁이 잦은 한편으로 오일머니가 풍부해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으로 꼽힌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 세계 무기 수입국 중 2위가 사우디, 3위가 카타르였고 UAE도 10위에 올랐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동 3국은 탈석유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한국은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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