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갑질’ 시달리다 숨진 이영승 교사 유족, 교장·교감 고소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앞에 조화가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학부모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당시 교장과 교감을 경찰에 고소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고(故) 이영승 교사 유족 측은 직무유기 등 혐의로 당시 호원초 교장과 교감에 대한 고소장을 의정부경찰서에 제출했다.

유족 측은 이 교사가 악성 민원으로 고통 겪고 있음에도 교장과 교감이 교육지원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부모 민원을 받고 이 교사에게 보상을 종용한 혐의(강요·공갈)로 교육행정직 공무원 1명도 고소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해서 모든 혐의가 인정되는 건 아니다”라며 “고소 내용과 교육청 수사 의뢰 내용을 토대로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유족은 지난 6일 강요 등 혐의로 교육활동 침해를 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3명에 대한 고소장도 제출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기도교육청은 호원초 교사들 사망원인을 집중 조사한 결과 3명의 학부모가 이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했다고 발표했다.

한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수업 시간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칼에 손이 베이자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2회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교사에게 치료비를 지속 요구했다.

특히 이영승 교사가 군 복무 중에도 계속 연락하고 복직 후에도 “내 아들 치료 때문에 면담합시다”라면서 물고 늘어졌다. 학부모의 지속적 연락과 민원을 가장한 괴롭힘에 못 이긴 이영승 교사는 자신의 사비를 매월 50만원씩 8회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학부모는 2021년부터 교사 사망 당일까지 문자 수백 건을 보냈으며 자녀에게 공개 사과를 지속해서 요구하며 교육활동을 침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호원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은 이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그의 사망을 단순 추락사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