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전망도 나빠지고 있다. 증시 침체로 ELS 발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홍콩 H지수 위험으로 인한 조기상환 실패와 만기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증권사 상품운용 손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ELS 마저 상황이 나빠지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포함) 발행금액은 9조92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8.6% 줄었다.
이는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증시 침체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은 조기상환 금액이 9조7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전분기보다 1% 증가했다는 점이다.
ELS의 조기상환은 주로 재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ELS 재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에 ELS 시장의 호황 여부를 파악하는데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조기상환이 빠를수록 위험회피 비용을 아끼고 추가 발행 과정에서의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는 스텝다운형 ELS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3개월 단위로 중간평가가 있으며,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발행 당시 기준 가격의 95%를 넘으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다만, 4분기에는 ELS의 조기상환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H지수가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이다. 올해 연초부터 홍콩 H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에는 지난 1분기에 발행된 ELS에 대한 1차 중간 평가가 있었고 대부분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1분기 중 발행된 ELS 중 3분기까지의 조기 상환 성공률은 97%로, 상환되지 않는 금액은 1732억원이다. 여기서 홍콩 H지수가 기초 자산에 포함된 금액이 1282억원으로 74%에 달했다.
즉 홍콩 H지수와 관련된 ELS를 중심으로 조기상환 실패가 대거 발생했다는 얘기다. 실제 주요 ELS 기초자산 지수 중 6개월 전 지수 수준의 95%를 하회한 지수는 홍콩 H지수밖에 없었다.
홍콩 H지수 부진으로 4분기 조기상환에 대한 기대감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홍콩 H지수는 5864.55(20일 종가 기준)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긴축정책 유지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우려 등 전 세계 증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홍콩 H지수의 아직 하락세가 완만하며 저점을 찍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21년 발행된 홍콩 H지수 관련 ELS는 금액이 대부분 미상환 상태로, 내년 1월부터 이들에 대한 만기상환이 진행된다. 홍콩 H지수가 8000을 넘어야 원금손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망을 볼 때, 만기 상황 시 원금손실 발생으로 넘어갈 수 있다.
홍콩 H지수보다는 우려가 작지만, 국내 ELS 중 가장 많은 발행 비중을 차지하는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의 지수도 6개월 전 수준의 95%대까지 내려갔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4분기 조기상환 실패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미 홍콩 H지수는 6개월 전 지수의 95%를 하회 중으로 Eurostoxx50 지수도 손실이 날 수 있는 6개월 전 수준의 95%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며 “발행 비중이 높은 Eurostoxx50 지수가 빠르게 반등하지 않으면 조기상환 실패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