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인베스팅닷컴, 정규거래 종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음. |
생각보다 강한 경제 지표에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엇갈린 신호가 겹치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정부 부채의 공급 증가로 향후 몇 달 동안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금리의 변동성이 주식만큼 높아진 가운데 시장은 금리 상승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美 부채 더 늘어난다… 프리미엄 요구하는 국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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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데이터 기준으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장중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4.988%로 마감해 다음 날인 20일 다시 4.914%로 소폭 하락했으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 의장의 발언이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비치며 10년물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단 분석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되고 미국 정부의 부채가 더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도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헌터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정부가 향후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더 크다고 인식하면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한다”며 “미국 정부의 부채가 늘자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돈을 빌려주는데 더 높은 수익(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모기지 금리, 자동차 대출, 학자금 부채 등의 주요 지표인 만큼 소비자들의 대출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프레디 맥에 따르면,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평균 8%에 달한다. 학자금 대출도 더 비싸질 수 있다. 미국 가정의 절반이 대학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데 미 정부는 10년 만기 국채를 기준으로 매년 한 번 해당 대출의 연간 이자율을 설정한다. 자동차 대출도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5년 만기 신차 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현재 7.62%로 16년 만에 가장 높다.
주식보다 변동성 커진 채권 금리… “안전벨트 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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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에 고심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해 위험이 없이 10년 간 투자 수익률이 50%를 넘는다는 것은 10년물 채권에 상당히 유리한 변화”라며 “적어도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자자에겐 주식보다 채권 비중을 높이는게 시기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부담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장기 금리의 변동폭은 최소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식의 변동폭을 초과하고 있다. 통상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불린다. 그런데 채권 변동성이 주식보다 더 커지는 이변이 연출됐다.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 수요 자체는 늘어났으나 지난 주 소매 판매 및 실업률 회복, 연준 관계자들 발언 등 이벤트가 이어지며 국채 수익률이 거의 매일 급격하게 변동했다.
알리안츠SE의 수석경제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연준이 금리정책의 방향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증권 매크로전략책임자인 마이크 슈마허도 블룸버그 TV에서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니 안전벨트를 매시라”며 “금리 변동성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NP파리바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 윌리엄 마샬 역시 “변동성이 더 큰 변동성을 낳고 있다”며 “현 단계에선 어디에 닻을 내려야 할 지 전반적으로 확신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뉴욕증시는 채권시장과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286.89(0.86%) 내린 3만3127.2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53.84포인트(1.26%) 하락한 4224.1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202.37포인트(1.53%) 내려 지수는 1만2983.81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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