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연료를 운반하는 트럭이 이집트에서 라파 통행로를 거쳐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모습. 다만 이스라엘은 “가자 내부의 UN 연료 저장소에서 병원으로 연료를 운반하는 트럭” 이라고 반박했다. 2023.10.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서울=뉴스1) 김민수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한 가자지구로 2차 구호 물품이 라파 통행로를 거쳐 진입했다. 전날과는 달리 이날 구호품에는 이스라엘이 반대한 연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연료가 반입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2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구호품을 실은 트럭 17대가 라파 통행로를 통과했다.
AFP통신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와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연료 공급 트럭 6대가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료를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구호품에는 연료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무기와 폭발물을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해당 트럭들은 병원 두 곳에 연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인도적 지원 항목에서 연료를 배제하는 것은 병든 사람들과 부상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과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사 담당 기구 코가트(COGAT)는 가자지구 내 연료는 반입되지 않았다며 AFP의 보도를 부인했다. 두 기관은 AFP가 공개한 사진에 대해 “실제로 가자 내부의 UN 연료 저장소에서 병원으로 연료를 운반하는 트럭”이라고 반박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이 모두 풀려날 때까지 물·식량·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어떤 연료도 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엔은 현재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할 때 240만 가자 주민을 위해선 하루에 약 100대의 트럭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구호품 트럭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모습을 이집트 적신월사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3,10.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특히 UNRWA는 사흘 안으로 연료 공급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리페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연료가 없으면 물도 없고 병원과 빵집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연료가 없으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구호품이 전달되지 않는다. 연료가 없으면 인도적 지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 전기로 작동하는 인큐베이터에 신생아 130명이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병원 중 한 곳인 알 시파 병원에는 연료가 거의 고갈된 상황이라고 보건당국은 부연했다.
보건 당국은 인큐베이터와 같은 필수적인 병원 장치에 연료를 우선적으로 배치했지만,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AFP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칸 유니스의 빵집에는 빵이 거의 고갈돼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고 묘사했다.
이날 2차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향한 직후 라파 통행로 근처에서 폭발음과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다만 폭발의 원인이나 정확한 위치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라파 통행로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통하는 길이다. 이집트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자체는 찬성하지만, 난민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로 라파 통행로를 막아 왔다.
그러나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구호 물품 반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전날인 21일에 구호품 트럭 20대분이 라파 통행로를 거쳐 처음으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 이후 22일에 2차 구호품을 실은 트럭 17대가 라파 통행로를 건넜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빵집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이번 분쟁으로 240만명이 거주 중인 가자지구는 물과 전기, 연료, 식량 공급이 중단돼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했다. 2023.10.22/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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