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이란이 개입하며 중동 전반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재차 우려했다. 하마스가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이전 상태로는 돌아가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NBC 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이스라엘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으며, 어떤 나라도 그 같은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가자를 통치하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동시에 이스라엘은 가자를 스스로 통치할 의향도 전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끔찍한 테러 공격을 당한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하마스가 이 같은 공격을 자행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통치로 돌아가지도 않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되는 이란이 직접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차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란의 대리인들의 공격에 의해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북부 레바논 접경지 등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산발적 교전이 확인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제2, 제3의 전선으로 확전을 원하지 않으며, 교전 상태에 들어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또한 ABC방송에 출연해 전쟁 격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밤 오스틴 장관은 중동 지역 갈등 고조에 대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시작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왜 임시 휴전을 제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이스라엘은 그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분명히 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현 상태를 동결하면 똑같은 이 이 미래에 되풀이될 수 있으며, 어느 나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도적 우려가 제기되는 팔레스타인 단수 문제에 대해선 “두 개의 파이프 중 하나는 이스라엘이 6, 7일 전에 복구했고, 나머지도 복구하고자 한다”며 “가자지구에 도착한 구호품 트럭에 물이 포함돼 있으며, 이르면 오늘 중 추가적인 물품이 도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에는 전날 구호품을 담은 트럭 20대가 진입했다.
전쟁 발발 이후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총 46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1400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양측의 피란민은 160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이날 CNN은 미국 정부가 추가 인질 석방, 인도적 지원에 따른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진입을 만류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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