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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젠더 감수성(성차별 감수성) 지수가 낙제점인 C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직장갑질119 등이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느끼는 성차별 감수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73.5점으로 C등급을 받았다.
젠더 감수성 지수란 직장인들이 입사에서 퇴사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주요 성차별 상황(채용, 노동조건, 옷차림 등)을 20개 문항으로 만들어 동의하는 정도를 5점 척도로 수치화한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응답자는 직장이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90점 이상이어야 정상적 젠더 감수성을 갖춘 일터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평균 대비 젠더 감수성이 낮은 하위 5개 지표는 ▲주요직책(58.4점) ▲모성(60.3점) ▲채용(63.8점) ▲노동조건(64.3점) ▲승진(64.7점)으로 모두 70점 이하 낙제점을 받았다.
‘주요 직책’이란 전체 직원 성비 대비 특정 성별이 상위 관리자급 이상 주요 직책에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뜻한다.
‘모성’은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채용’ ‘노동조건’ 승진’ 등도 능력과 무관하게 특정 성별에 유리하게 이뤄진다는 의미다.
직장갑질119는 “출산율 세계 꼴찌 국가답게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모성’이 하위 2위를 차지했다”라며 “‘한국의 구조적 성차별’이 ‘출산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외에 비정규직, 저임금, 중소기업, 일반사원, 비사무직일수록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젠더 감수성 수준이 낮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은 20개 지표 중 ‘주요 직책’을 제외한 19개 지표에서 모두 정규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 점수 격차는 6.7점으로 격차가 특히 큰 항목은 호칭(11.2점 차이), 성희롱(성적 대화·10점 차이) 등이었다.
이외에도 임금이 월 150만원 미만인 직장인의 직장 내 젠더 감수성 지수는 500만원 이상인 직장인보다 평균 5.3점 낮았다. 아울러 사무직(76.1점)보다 비사무직(71점)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박은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비정규직일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직장에서 더 많고 다양한 형태의 성차별과 마주치게 된다”며 “정부가 구조적 성차별을 인식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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