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시간)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 차장은 이날 오후 리야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사우디와) 논의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적용된 무기 체계가 사우디 국방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협력해나가고자 한다”며 “우리 방산 수출 성과를 확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우디는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을 받아 요격미사일 도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출이 성사단계에 와있고, 규모와 액수는 상당히 크다”면서도 구체적인 무기 체계와 수량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구체적인 무기 체계와 수량을 거론하면 주변 국가가 이를 추정할 수 있어 사우디 측이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경제·사회·문화 등 양국 협력 방안을 총망라한 ‘한-사우디 공동성명’이 발표될 전망이다. 문안은 현재 조율 중이며 여기에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및 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문제 등 안보 관련 내용도 언급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해 중동에 파견된 우리 군(동명부대, 아크부대) 등을 투입하거나 철수시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거나 특정한 입장을 가질만한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모든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함께 신경 써야 할 위기 상황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대한민국은 기존의 국제 법규와 법령을 최대한 강조하고 촉구하는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인도적 현안에서부터 지원과 기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정상회의 직후 열린 국빈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우리 기업인 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측의 각별한 요청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의 총수가 참석해 관련 부처 장관들, 사우디 국부펀드 운영 책임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수행원단은 담당 전문 분야별로 사우디 측 카운터파트와 앉아 오찬을 함께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업인들 역시 양국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에는 이 회장 외에도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130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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