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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보험 1년 만에 550만건…해프닝만은 아니었던 ‘절판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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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가입 135만건 늘어

자기부담금 추가 소식 ‘촉매제’

‘없던 일’ 됐지만 성과는 ‘쏠쏠’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모습. ⓒ뉴시스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모습. ⓒ뉴시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 판매 실적이 1년 새 130만건 넘게 불어나면서 최근 한 해 동안에만 550만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을 기점으로 수요가 줄곧 확대되던 와중, 조만간 자기부담금이 추가된다는 소식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자기부담금 개정이 없던 일이 되면서 한 때 손해보험업계에서 불거졌던 절판마케팅도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판촉이 운전자보험 판매에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 손보사에서 이뤄진 운전자보험 신계약은 총 555만92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135만9220건) 늘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우선 DB손해보험의 운전자보험 신계약이 150만5923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25.3% 증가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그 다음으로 현대해상이 83만30건, 삼성화재가 82만3686건으로 각각 27.3%와 30.1%씩 해당 건수가 늘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 ▲KB손해보험(72만8047건) ▲메리츠화재(69만5324건) ▲한화손해보험(34만1212건) ▲롯데손해보험(29만3898건) ▲하나손해보험(9만7249건) ▲악사손해보험(8만951건) ▲NH농협손해보험(7만4273건) 등이 운전자보험 신계약 규모 상위 10개 손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형사합의금과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자동차보험처럼 가입이 강제되지 않고 개인이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이다.

운전자보험이 의무가 아님에도 가입이 확산된 배경에는 2020년 도입된 민식이법의 영향이 크다. 2020년부터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과속단속카메라 설치가 의무화되고 어린이 교통사고 운전자에 대한 가중 처벌이 적용되면서다. 이에 손보사들은 경쟁적으로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비용 보장과 경상해로 인한 상해보험금, 형사합의금 등을 증액해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운전자보험 인기에 더욱 불을 지필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다. 손보업계가 올해 하반기부터 운전자보험에 20% 자기부담금을 신설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다. 그러면서 보다 유리한 조건의 상품이 사라지기 전에 미리 운전자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막차 수요와 이를 겨냥한 절판마케팅 영업이 논란이 됐다.

결국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각 보험사로부터 운전자보험 정책 변경 사실 여부와 절판마케팅 통제 방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모든 손보사들은 자기부담금을 신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후 관련 판촉 내용을 담은 홍보자료도 현장에서 전량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론만 놓고 보면 절판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셈이란 자조적 반응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제지에 일찍 판을 접어야 했지만 그 전까지 고객들의 가입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충분한 효과를 거뒀고, 급격하게 불어난 신계약이 그 방증이란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은 대부분 실수요에 따라 가입이 이뤄지는 만큼 고객 불만이나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낮고, 손보사 입장에서도 손해율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상품”이라며 “일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가시적인 가입 성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근거 없는 절판마케팅이 실질적으로는 주효한 꼴이 됐다”고 말했다.

CP-2023-007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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