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열두 번째 공부모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23.8.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패배를 수습할 혁신위원장으로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선택했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혁신위원장에 인 교수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혁신위원장 인선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12일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인 위원정 선임 배경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일반 국민 시각에서 진단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우선됐고 그러려면 당 밖의 시각이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 철학 지향에 대한 이해가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도 고뇌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우리 당 모임 발제자로 와서 정곡을 찌르며 가감 없는 쓴소리를 전해주신 바 있다”며 “오늘날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로 타협부터 배타적 줄세우기, 상대에 대한 혐오 문화 등 현실정치 민낯에 대해 뼈아픈 고언을 하셨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를 갖고 계신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혁신과 관련해 혁신위원회 운영의 전권을 행사한다. 인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내년 총선과 관련한 인재영입, 공천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인 위원장에게 혁신위원회의 명칭이나 역할, 기능, 위원 구성까지 모든 전권 위임한다는 취지로 김 대표가 말했다”며 “(혁신위 운영에 대한)인 위원장의 의견을 제안한다면 얼마든지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인 위원장는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7년 한국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가문이 한국에서 교육 및 의료활동 공헌을 펼친 점을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 1호’ 대상자로 선정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부위원장을 지내며 보수진영과 연을 이어왔다.
의대 재학시절 5·18민주화운동 현장에 잠입해 통역을 맡고 현 119구급차의 모태가 된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하는 등 대한민국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북한의 결핵 퇴치에도 힘을 쏟으며 공공의료 발전에 기여했다. 국가보훈처 보정책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보훈처의 보훈부 격상 추진에도 역할을 했다.
인 위원장 가문은 4대째 한국에서 의료·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외증조부 유진 벨 선교사는 1895년 전라도 남부지방에서 일제에 고통받던 조선사람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하고 할아버지 윌리엄 린튼과 할머니 샬롯 벨은 전주와 군산 일대에서 교육·의료사업에 투신했다.
아버지 휴 린튼은 해군 장교로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형 스티브 린튼은 북한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보내는 유진벨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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