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4090’ 가격이 약 3배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중 기술 수출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다.
22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몰 공식 매장에서 판매되던 RTX 4090 소매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는 GPU 가격은 4~5만위안(약 739만~923만원) 수준으로 엔비디아의 소비자 권장가 대비 거의 3배에 달한다.
이는 미 상무부의 추가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처 이후 벌어진 일이다. 앞서 미 정부는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최신예 GPU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GPU에 대해서도 수출 제한을 더욱 엄격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GPU는 ‘A100’과 ‘H100’이었다.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 수출용으로 일부 성능을 제한한 ‘A800’, ‘H800’을 개발했는데, 해당 GPU 또한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이후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닷컴, 타오바오 등에서는 RTX 4090의 재고가 철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RTX 4090은 AI용 GPU가 아닌 일반 PC 그래픽카드다. 다만 SCMP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중국 시장에 대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타오바오에 입점한 엔비디아의 한 중국 파트너사는 SCMP에 “RTX 4090이 18일에 바로 품절됐다”라며 “물건이 추가로 들어올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컴퓨터 부품 판매업자는 매체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솔직히 RTX 4090은 현 단계에서 비디오 게임을 실행하는 데 다소 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객들에게는 가능한 한 빨리 사두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는 지난 19일 새벽 RTX 4090 관련 주제 논의 게시글을 차단했다고 한다. 한 누리꾼은 해당 SNSN에 “이미 4090 카드를 가진 분들은 최대한 소중하게 간직하라”라고 했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게이머 리처드 쩡은 SCMP에 “올해나 내년에 4090 그래픽 카드를 사려 했는데, 단지 미국의 제재 때문에 2만위안(약 369만원)을 추가로 더 낼 생각은 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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