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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조원 빅딜’…공정위,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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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EU 경쟁당국과 유사한 시정조치 부과

VM웨어, 클라우드 SW 1위…서버 ‘업계 표준’

“FC HBA 시장서 호환성·품질·혁신 저해 우려”

향후 10년간 호환성 보장…이행방안 제출해야

브로드컴 인코포레이티드 자료사진 ⓒ연합뉴스 브로드컴 인코포레이티드 자료사진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도체 부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브로드컴 인코포레이티드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1위 사업자인 VM웨어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한 지 1년 만이다.

그러나 실제 거대 통합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사가 출범하기까지는 중국의 심사 결과가 남아 있다.

정부와 업계 안팎에선 해외 경쟁 당국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보니 심사 결과 예측이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브로드컴·VM웨어 ‘혼합 결합’…1년 만에 대형 글로벌 M&A

23일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VM웨어 주식 약 610억원(82조원) 전부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앞서 브로드컴은 610억 달러 규모의 VM웨어 주식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지난해 10월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이번 기업결합은 미국에 본사를 둔 통신 반도체 중심 하드웨어 업체 브로드컴과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VM웨어 간 심사 건으로 혼합결합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다른 경쟁사 부품과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심사 초기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등 해외 경쟁당국과 협력하는 등 면밀하게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정위가 깊이 있게 살펴본 시장은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직접 상호작용이 필요한 부품 중 브로드컴의 점유율(64.5%)이 높은 FC HBA(서버를 연결하는 입출력 어댑터) 시장이다.

현재 FC HBA 시장 주요 제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브로드컴과 마벨(Marvell)뿐이라 시장 독점화가 우려되는 분야다.


현재 VM웨어의 소프트웨어인 ‘vSphere’는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통한다. 이에 vSphere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브로드컴의 FC HBA로 바꾸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VM웨어가 서버 가상화 생태계에서 사실상 표준 입지를 가지는 점과 부품사에 대한 호환성 인증시 전적인 재량권을 가지는 점, 호환성 인증이 시장에서 필수요소로 받아들여지는 점 등에 주목했다.

이어 VM웨어가 이같은 지위를 이용해 브로드컴 경쟁사 부품에 대해 호환성 인증을 지연하거나 방해하는 등 신규 사업자 호환성 인증 요청을 거절하는 방식 등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유일한 경쟁사인 마벨이 시장에서 배제되고, 신규사업자 진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브로드컴은 FC HBA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FC HBA 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구매자 선택권 제한, 품질 저하, 혁신 저해 등의 폐해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공정위는 브로드컴에 의결일로부터 향후 10년간 경쟁사 및 신규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호환성을 보장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주요 시정조치 내용은 ▲브로드컴 외 제3자의 FC HBA·드라이버와 브이엠웨어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수준을 현재 수준보다 저하 금지 ▲제3자의 FC HBA·드라이버와 브이엠웨어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수준을 브로드컴과의 호환성 수준보다 저하 금지 ▲제3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30일 이내 브로드컴의 FC HBA 드라이버 소스코드·라이센스 제공(호환성 보장을 위한 협조 의무) 등이다.

위 사항의 구체적 이행방안은 의결일로부터 60일 내에 제출해야 한다.

중국 경쟁당국 결론이 관건…해외 심사 ‘깐깐’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다만, 브로드컴과 VM웨어 ‘빅딜’이 최종 승인될지 여부는 심사를 진행 중인 해외 경쟁당국의 결론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대만, 이스라엘 등 9개국으로부터 무조건부 승인결합을 승인받았거나, 심층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U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으며, 중국은 아직 심사 중이다.

대한항공은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터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뉴질랜드 등 8개국으로부터 결합을 승인받았거나, 심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은 아직 심사 중이다.

공정위는 이들 경쟁 당국의 심사 결과를 반영해 시정조치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전원회의에서 확정할 계획인데, 해외 경쟁당국 중 한 곳이라도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 대형 글로벌 기업결합은 물 건너가게 된다.

최근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부쩍 까다로워진 추세다.

공정위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면서 해외 당국 심사 결과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구태모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기업결합 건의 경우) 중국 동향은 저희도 심사 진행 상황을 중간에 의사소통하면서 문의를 했다”며 “중국 경쟁당국 측에서는 아직 심사 중인 상황이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중국에서 불승인하게 되면 기업결합을 철회하거나 그렇게 무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최종적인 결정은 회사 측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CP-2023-007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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