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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재성장률 사상 첫 2% 아래…내년엔 24년만에 미국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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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올해 처음으로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7%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해도 성장률이 1%대 중후반 수준을 넘기기 어렵단 뜻이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 구조개혁 부진 등으로 내년 물가상승 등 경기 과열이 나타나지 않는 한, 24년 만에 주요7개국(G7)인 미국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성숙한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내년부터 반등해 1.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
G7보다 못한 잠재성장률…24년 만에 처음

2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20년 한국 포함 주요국 연도별 국내총생산(GDP) 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 1.9%, 1.7%로 추정했다.

잠재GDP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총동원하면서도 물가를 밀어올리지 않고 이뤄낼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고, 이 잠재GDP의 증가율이 잠재성장률이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처음 2% 아래로 떨어지고, 내년 1%대 중후반까지 주저앉을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의 올해 잠재성장률은 미국(1.8%), 캐나다(1.6%), 영국(1.2%), 프랑스(1.1%), 독일(0.8%), 이탈리아(0.8%), 일본(0.3%) 순이었다. 내년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G7 중 하나인 미국 보다도 낮아지는 것으로, 이는 OECD의 2001년 이후 24년간 추정치 통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더해 2020년과 비교해 최근 수년간 미국(2020년 1.8→2024년 1.9%), 캐나다(1.1→1.6%), 이탈리아(0.3→0.8%), 영국(-1.3→1.2%)은 잠재성장률이 반등하고 있다. 내년 이후엔 미국 뿐 아니라 다른 G7 국가들보다도 잠재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
내년까지 실질GDP〈잠재GDP…생산 효율성 떨어져

우리나라 잠재GDP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질 GDP는 수년째 잠재GDP 수준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OECD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갭(격차)률은 2020년(-2.9%) 이후 2024년(-0.5%)까지 5년간 마이너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GDP갭률은 잠재GDP 대비 현 시점의 실질GDP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 GDP에서 잠재GDP를 뺀 격차를 잠재 GDP로 나눈 백분율 값이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면 실질GDP가 잠재GDP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생산 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 요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란 뜻이다.

IMF 보고서에선 2012년(-0.4%) 이후 2024년(-0.5%)까지 무려 13년간 한국의 GDP갭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음의 GDP갭률은 해당 국가가 잠재GDP에 도달하지 못하고 경기 둔화나 심하게는 경기 침체를 겪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국면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저출산·고령화도 노동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를 보완할 투자와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앞서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출장 중 기자 간담회에서 “인구 구조 트렌드를 보면 2% 정도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령화 때문에 점차 더 낮아진다는 게 일반적 견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 성장하는데 ‘일본처럼 0%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소극적”이라며 “노동시장이라든가, 여성·해외 노동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개혁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2% 이상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중립금리도 낮아지는데, 미국 등 주요국은 반대로 견조한 경제 지표 때문에 중립금리가 올라가면서 금리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립금리란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상태에서 자금의 공급과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 총재도 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경우 경제가 견고해서 중립금리가 오른다고 하는데, 한국은 10∼20년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균형 금리도 하락 국면으로 갈 수 있다”며 “우리의 고민은 선진국은 (중립금리가) 오르고 우리는 내릴 경우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은 내부에서 논의해봐도 답이 잘 안 보인다”고 했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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