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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빼고 다 바꿔” 인요한, 쇄신 ‘예고’…정치 無경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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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3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패배를 수습할 혁신위원장으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선임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인 위원장 인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인 위원장이 당 쇄신과 변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로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적인 경험은 사실상 전무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장 민감한 공천룰을 비롯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나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를 열고 인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혁신위원장 인선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12일 만이자, 김기현 대표가 당 쇄신기구인 혁신위 출범을 예고한 지 11일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인 위원장 인선 배경에 대해 “인 교수(위원장)는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대해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가진 분”이라며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진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인 교수가 맡게 될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혁신위는 그 위원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긍정적이다. 지난 8월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최대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해당 강연에 참석했던 한 초선의원은 “우리 당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였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각 등도 인상 깊었다”면서 “정치적인 시스템이나 툴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19세기 미국에서 온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인 인 위원장은 4대째 이어 한국에서 교육 및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인 위원장은 1980년 연세대 의대에 입학해 현재 교수를 역임 중이다.

인 혁신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해졌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 공천룰 변경에 대해선 “제가 솔직히 (혁신위의) 권한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와서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천룰 변경을 비롯해 ‘뼈를 깍는 쇄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 “이 회장의 발언 중 제가 깊이 생각한 것은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도)많이 바뀌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회의론도 만만치않다. 인 위원장이 보여준 정치적 행보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맡았던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전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명하신 분인 것을 다들 알고는 있지만, 이분의 (정치적) 행적에 대해 평가할 것이 많지는 않다”면서 “내부 문제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제대로 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와 전혀 관계없는 분을 데려오는 것을 보면 일회용 카드로 써먹는 성격이 아닌가 싶다”며 “또 한국 (정당) 정치를 잘 모를 수 있어서 위원장을 지원해주는 실세들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초선의원은 “일단 여러 조건으로 따져봤을 때는 (혁신위원장) 인물로서는 괜찮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도 “1호 혁신안을 무엇을 내놓느냐, 실무적으로 일을 하는 위원들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평가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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