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의결···12월 28일 합병
국민연금 ‘주매청’ 행사 1조 넘어…서정진 “무조건 합병 관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안건 승인으로 ‘통합 셀트리온’의 청신호가 켜졌다. 관건은 합병을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 규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합병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순조로운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나, 셀트리온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변수’로 남은 상황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각각 오전 10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건을 승인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이번 합병은 지난 8월 두 회사의 합병을 공식 발표 이후 약 2개월 만에 이뤄졌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28일이다.
다만 아직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이날부터 내달 13일까지 이뤄진다.
합병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셀트리온 2대 주주(7.43%/1087만7643주)인 국민연금이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의결 건에 대해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으로 인한 손실 발생이 주요 이유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의 주식금액은 1조6405억원 수준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합병 성공 유무’를 가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ESG기준원, ISS,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데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가 공개적으로 합병을 찬성하고 있어 합병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브랜드명)가 추후 셀트리온 실적 향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민연금이나 합병 반대파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서정진 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시작 직전 단상에 올라 “1조원 넘게 주식매수청구가 이뤄지더라도 합병을 마치겠다”며 합병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합병 승인 안건이 의결된 직후 “주식매수청구 한도가 1조원으로 돼있는데, 그 이상 나와도 무조건 관철시키겠다”며 “빚을 내서라도 내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서정진 회장의 바람대로 합병이 이뤄질 경우 회사는 연말까지 제1차 합병을 끝내고 ‘통합 셀트리온’ 전략을 이행할 계획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8월 합병 계획 발표 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차 합병을 연내 완료하고, 내년 셀트리온이 합성의약품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는 2단계 합병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를 통해 바이오·케미컬 시너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서정진 회장은 합병 후속 절차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주총 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후속 절차를 밟겠다”면서 “그래야만 어떻게든지 (우리를)흔들려는 세력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합병 유무와 관계없이 셀트리온헬스케어 2024년 매출 3조5000억원과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1조2000억원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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