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녹취록’ 관련 “제보자가 최재경이라고 알려줘…크로스체크한 것”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보도한 혐의를 받는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가 검찰 수사팀과 ‘대장동 그분’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을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고발했다.
허 기자는 이날 공수처에 자신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 소속 검사 등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지난 11일 압수수색 당시 피의자인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영장 내용이 조선일보·중앙일보를 통해 상세하게 보도됐다며 “검찰이 이들 언론에 피의사실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압수수색 당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의 참패를 예상한 검찰이 야당 후보와의 득표 격차를 최대한 줄여보고자 민주당과 관련한 허위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면서 이들 검사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장도 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10월 ‘대장동 그분’이 언급된 정영학 녹취록 내용을 보도하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연루 가능성을 언급했던 동아일보 기자 2명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허 기자는 당시 윤 대통령 측이 이 기사를 바탕으로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으로 이재명 후보를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론몰이에 이용했다”며 “선거에 개입한 검은 세력이 있다면 여야 구분 없이 수사돼야 한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부인했다.
검찰이 문제 삼은 이른바 ‘최재경 녹취록’에 대해서는 지난 2021년 말 ‘정영학 녹취록’을 확보하려고 취재하던 중 입수한 것이라며 “제보자가 대화자 중 한명이 최재경이라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허 기자는 지난해 3월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와 사촌 형 이철수씨, 최재경 전 대검중수부장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검찰은 실제 녹취에 등장하는 사람이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인 것으로 판단하고 보좌관 최씨가 최 전 중수부장으로 둔갑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허 기자는 다만 제보자의 신분에 대해서는 “제보자의 직책, 삶의 경로를 볼 때 여러분도 그분이 취재원이었다면 높은 신뢰를 갖고 보도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크로스 체크를 했고 사전에 여러 자문을 거쳤다”며 “최 전 검사장이 실제 이런 발언을 했을지 검찰에 오래 출입한 언론인, 검찰 출신 법조인에게 확인했다”고 자신의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허씨를 비롯해 보좌관 최씨, 정책연구위원 김모씨 등 피의자들의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3월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허위 보도를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를 받는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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