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과속 단속 카메라를 훔쳐서 박살내고, 과수원 땅속에 묻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힌 50대 택시 기사가 구속됐다.
23일 서귀포 경찰서는 절도 혐의를 받는 택시 기사 A씨를 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0분에서 13일 오전 9시 30분 사이 제주 자치 경찰단이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에 설치한 이동식 단속 카메라 박스의 잠금장치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또 그 안에 보관된 카메라 1대와 보조배터리, 삼각대 등 약 2950만원 상당의 장비를 훔친 혐의도 있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사건 발생 이튿날 카메라를 회수하러 갔다가 도난 상황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범행 추정 시간에 흰색 택시에서 내린 운전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임의 동행했지만, A씨가 범행을 부인하며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A씨는 혐의 없음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이후 조사에 난항을 겪은 경찰은 A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디지털 포렌식 조사 결과 그가 여동생 소유 과수원에 방문한 사실을 알아냈고, 19일 과수원에서 도난된 단속 카메라를 찾아 A씨를 긴급 체포하게 됐다.
또 경찰은 A씨가 사건 당일 범행 현장에서 시속 100㎞로 과속한 사실을 알아내, 그가 과속 단속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벌였는지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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