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해외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030년까지 북미지역에서만 10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한다. K푸드 인기와 맞물려 현지 맞춤 제품과 제빵 편집숍 개념 매장 전략이 해외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 동안 적자 사업으로 여겨진 해외 사업에 투자를 지속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고 이를 통한 실적 반등도 가시화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베트남 등 10개국에 진출한데 이어 중동과 아프리카 12개국에 추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리바게뜨는 지난 22일 중동 현지 기업인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작년 6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할랄 인증 공장 착공했고 이번 MOU를 통해 본격적으로 2조달러 규모의 할랄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꾸준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총 50개 해외 매장을 열며 최근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했다. 파리바게뜨는 연말까지 총 50여 개 해외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가맹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영국 시장에서는 유럽 내 가맹사업 모델을 시범 운영한 후 유럽 전역으로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SPC그룹의 해외 사업은 6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은 미국이다.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은 작년 매출 35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1826억원)보다 93%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해외사업이 반등에 성공, 순항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 진출, 최근 해외 매장 400호점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100호점을 돌파했고 이달에만 4개 매장이 추가 오픈한다. 뚜레쥬르는 연내 120호점, 7년 내 미국 1000호점 달성을 목표로한다. 미국 내 성장에 따라 지난 달에는 조지아 주에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을 마치고 착공에 나섰다. 생산공장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미국법인은 2018년 CJ푸드빌 해외법인 중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미국 법인 두 곳(CJ Foodville USA, Inc.,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 합산 매출은 765억원, 당기순익은 148억원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매출액 334억원, 당기순익 15억원을 기록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100호점을 돌파하고 아시아 시장에서도 속도를 내며 출점을 이어가는 등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회사가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까닭은 국내 출점 제한에 갇혀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제과점은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2019년 지정이 해제됐지만 오는 2024년까지 상생협약에 따라 기존 규제를 그대로 지켜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르면 제과점업을 영위하는 점포 500m 이내 출점이 제한되며 신규 출점도 전년 점포 수 대비 2% 이내로 제한을 받고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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