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대규모 미수금 발생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이에 증권가는 주가가 추가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9.24% 급락한 8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는 더 하락해 장중 23%까지 밀리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으로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풍제지는 거래정지 중으로 향후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가 진행되고 이에 따라 손실액이 확정된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정되는 미수금이 약 5000억원 되는데 아직 체결되지 않은 매도물량 많아 거래재개 후 추가 급락할 공산이 큰 만큼 회수금이 절반도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여파로 인한 하한가 사태로 거래가 정지된 지난 18일 이후 100%로 조정했다. 증거금률 100%는 미수거래가 불가하고 보유 현금으로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앞서 타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약 700% 상승한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지난 7월까지 100% 상향한 바 있어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소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라덕연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들에 신용·미수 관련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하고, 향후 주가 흐름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KB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영풍제지 미수금 영향으로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9500억원에서 7310억원으로 내려잡고 목표주가도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강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거래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으로 키움증권에 쏠림현상이 있었다”고 짚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도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키움증권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단기적으로 주가흐름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설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모기업인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차입한 사실이 있음을 감안했을 때 채권 은행의 추가적인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영풍제지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키움증권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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