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1호 도입 정책인 ‘자살 예방 통합번호'(109)를 23일 발표했다. 통합번호란 경찰(112), 소방(119), 간첩신고(113)처럼 신고용 자살예방 번호다. 이를 통해 자살율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김한길 통합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복지부·과기정보통신부와 합동 브리핑을 열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자살예방 상담을 위한 세 자릿 수 통합번호 109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자살 예방 통합번호 109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도록 모두 구하자’는 뜻이 담겼다.
통합위는 올해 상반기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살위기 극복 특위를 설치·운영해왔다. 김 위원장은 “자살 상담은 가장 간절한 순간의 구조신호이기 때문에 신속 대응을 위해 기억하기 편하고 쉬워야 한다”며 “현재 자살 관련 상담 번호는 8개 정도로 부처가 나뉘어 관리되고 있고 긴박한 순간 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자살예방 전문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등 공통점도 없고 복잡한 실정이다. 세 자리 번호로 통합되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년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3만 2000명 쯤 된다. 그런데 같은 기간 자살로 목숨 잃은 사람은 3만9500명 정도”라며 “대단히 심각한 상황임을 수치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한 해 평균 1만 3000명 쯤이 자살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 이 1만 3000명이라는 숫자는 30년 전 교통사고 사망자 1년 수치와 같다”며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그동안 꾸준히 줄어 지금은 1년에 2000명 조금 넘는 정도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80%나 줄어든 것처럼 자살자 수도 우리가 노력한다면 반드시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자살예방 통합번호는 윤 대통령에게 보고 후 약 50일 만에 결과물이 나왔다는 데 의미를 더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통합위 1주년 성과보고회에서 “전 부처가 중장기 개혁과 국정 운영에 통합위의 자료들을 반드시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또 나흘 뒤인 29일 국무회의에서는 ‘통합위의 제안을 각 부처 정책에 적극 반영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며 강력한 정책 실현 의지를 내비쳤다. 각 부처도 정책 실현에 적극 협조하고 속도를 냈다는 후문이다.
댓글0